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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이 고검장 상대로 수사지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은 폐지"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 권고 논란… "비검사 출신 검찰총장 기용" 주문도
법조계, "사실상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확대… 검찰총장 무력화" 비판 거세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각 고검장이 이를 행사하도록 검찰청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내놔 논란이 거세다.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하자는 취지이지만, 권고 내용에는 법무부 장관이 각 고검장에게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일선 고검장들 대상으로 직접 수사지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검찰총장을 무력화 시키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확대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 등에 대한 권고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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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위는 "검찰총장에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하고 검찰총장의 검사 인사 의견진술 절차를 개선해 법무부와 검찰, 검찰 내부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검찰청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혁위는 우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각 고검장에 대해 서면으로 하되 사전에 고검장의 서면 의견을 받도록 하고,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 중 불기소지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장관의 '불기소 수사지휘'를 원칙적으로 금지해 부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게 개혁위의 설명이다.

 

현행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개혁위는 "검찰총장에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하기 위해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폐지하는 대신 각 고검장에게 분산하고, 고검장의 수사지휘는 서면으로 하고 수사 검사의 의견을 서면으로 들으라"고 주문했다. 검찰총장에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함으로써 검찰 내부 권력 상호 간에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는 동시에,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함으로써 발생하는 선택·표적·과잉·별건 수사 등의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개혁위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혁위는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고 검찰 내부의 비위를 제대로 척결하지 않는 폐해를 유발하는 획일적인 조직문화를 시정해야 한다"며 "현직 검사 출신만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관행을 개선하라"는 권고도 내놨다.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임명 자격이 다양하게 규정돼 있는 만큼, 판사 출신이나 변호사, 여성 등 다양한 출신의 명망 있는 후보 중에서도 검찰총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위는 "검찰 조직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거나 검찰 내부의 비위를 은폐·축소하는 '제 식구 감싸기' 등의 폐단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혁위는 법무부 장관의 검사 인사 시 검찰총장 의견청취 절차를 개선하라는 권고도 덧붙였다.

 

개혁위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의 보직을 대통령에게 제청할 때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검찰총장은 검사의 보직에 대한 의견을 검찰인사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검찰 인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검사 보직 인사 관련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개혁위는 또 "검찰인사위원회 위원장은 검사가 아닌 외부 위원 중에서 호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권고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직할 통치 선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대로라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권고는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확대'"라고 비판했다. 그는 "임기도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인사대상인 고검장이 어떻게 수사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면서 "이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권고 내용은)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검찰을 직할 통치하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검찰개혁의 기본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권고안대로라면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의 권한이 거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검사 출신인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미래통합당 의원도 "법무부 장관이 오직 검찰총장에게만 지휘를 하게 한 뜻을 이해하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지성이 문제"라며 "차라리 검찰총장을 없애는 대신 미국처럼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도록 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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