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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변호사 年1700명까지 늘려도 무방”… ‘적정 수’ 논란

비공개로 논란 빚은 법무부 ‘연구용역 보고서’ 전격 공개

미국변호사

우리나라는 인구·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선진 외국에 비해 변호사 수가 적으므로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연간 로스쿨 입학정원의 85%인 1700명까지 늘려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법무부 연구용역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와 변호사단체가 공개 여부를 두고 행정심판전(戰)까지 벌인 바로 그 보고서다. 보고서 내용이 법무부 입장으로 그대로 채택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무부가 정책 결정 때 참고하기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법률서비스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적정 변호사 배출 수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보가 16일 단독입수한 '적정 변호사 공급규모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현행과 같이 입학정원 대비 75%로 유지할 경우 변호사 수는 △2020년 2만7917명 △2030년 3만7628명 △2040년 4만6281명 △2050년 5만3977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격률을 10%p 늘려 85%로 설정할 경우에는 △2020년 2만8315명 △2030년 3만9900명 △2040년 5만248명 △2050년 5만9478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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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고서는 75% 합격률을 기준으로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수는 △2020년 5.39명 △2030년 7.25명 △2040년 9.10명 △2050년 11.31명, GDP(국내총생산) 1억불당 변호사 수는 △2020년 1.54명 △2030년 1.66명 △2040년 1.78명 △2050년 1.88명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합격률을 85%로 하더라도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수는 △2020년 5.47명 △2030년 7.68명 △2040년 9.88명 △2050년 12.46명, GDP 1억불당 변호사 수는 △2020년 1.57명 △2030년 1.76명 △2040년 1.93명 △2050년 2.07명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이 같은 변호사 수는 일본보다 조금 높고,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변시합격률 85%로 해도 

2050년 변호사 수 5만9478명

 

보고서는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수의 경우 △2020년 미국 41.28명, 영국 32.32명, 독일 20.11명 프랑스 10.83명, 일본 3.38명 △2030년 미국 43.42명, 영국 38.18명, 독일 21.85명, 프랑스 13.42명, 일본 4.68명 △2040년 미국 45.79명, 영국 43.98명, 독일 23.76명, 프랑스 16.03명, 일본 6.19명 △2049년 미국 48.06명, 영국 49.16명, 독일 25.73명, 프랑스 18.52명, 일본 7.74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DP 1억불당 변호사 수는 △2020년 미국 6.73명, 영국 6.98명, 독일 4.66명 프랑스 2.70명, 일본 0.93명 △2030년 미국 6.18명, 영국 7.47명, 독일 4.44명, 프랑스 2.98명, 일본 1.13명 △2040년 미국 5.70명, 영국 7.70명, 독일 4.24명, 프랑스 3.17명, 일본 1.28명 △2049년 미국 5.28명, 영국 7.79명, 독일 4.08명, 프랑스 3.29명, 일본 1.41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1만명당 변호사 12.46명

 선진국보다 매우 낮아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전망치는 "지표 산정에서 한국의 GDP 전망은 중위시나리오를 활용하고, 해외 주요국의 인구 및 GDP는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의 전망치를 활용하되, 변호사 수는 최근 각국 변호사 증가 규모를 회귀분석을 통해 추정한 후 이 추세가 향후 유지된다는 가정하에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또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행 법전원(로스쿨) 정원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즉 신규 변호사 공급 규모를 입학정원의 75% 이상으로 유지하는 현행 방안에서 해외 주요국과의 격차가 감소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며, 합격자의 질 관리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 입학정원의 85% 수준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확대해도 해외 주요국과의 격차가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는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 교수, 윤경수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이지은(47·사법연수원 32기) 법률사무소 리버티 변호사다.

 

변호사단체

 “학사관리 등 제대로 평가 안된 가설 불과”

 

하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보고서 결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보고서 내용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처음에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입학정원의 75%로 결정했던 것은 유급 등 자연도대 비율 등을 고려한 것이었는데 현재 로스쿨에서는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한 유급 등의 조치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결원보충제까지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로스쿨 학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로스쿨 도입 당시 로스쿨 측이 약속했던 사항들이 잘 지켜지지 않고 학사관리도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깜깜이 상태에서 보고서가 연구의 결과로 내세운 가설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박종우(46·33기)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질 관리가 중요하다면, (적정 변호사 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로스쿨 통폐합과 엄격한 학사관리, 합격자 수 관리 등의 요소들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스쿨측 

“보고서 결론에 동의

 ‘변시낭인’ 폐해도 줄여”

 

반면 로스쿨 측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한다"며 "매년 1700명 이상의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배출해야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교육 및 운영을 정상화하고, '변시 낭인' 속출의 폐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적정 변호사 공급규모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해 법학교수와 경제학자, 사회학자, 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에 연구를 맡겼다. 보고서는 지난 3월 12일 나왔으나 법무부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대한변협은 법무부에 보고서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법무부는 거부했고, 변협은 이에 반발해 5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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