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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국제중재절차에서 가상회의 방식 심리기일(Virtual Hearing) 진행에 대한 논의

[ 2020.06.15 ]



COVID-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해외여행이 제한되고 개인 간의 대면접촉을 기피하게 되면서 국제거래 분쟁의 주요 해결 수단인 국제중재절차에서도 변화가 예고됩니다. 실제로 COVID-19의 확산으로 국제중재절차에서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인 집중심리기일(hearing)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기존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던 hearing을 가상회의 방식으로 전환하여 진행하는 선택지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여러 세계적인 기관들이 이러한 가상회의 방식의 심리기일(virtual hearing)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 또는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virtual hearing을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한 유의점을 간략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virtual hearing으로 진행한 중재의 판정을 각국에서 집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당사자들 모두 아무런 이의 없이 virtual hearing으로 진행하는데 명시적으로 동의했다면 각국 중재법 등에서 달리 규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나아가, 각 중재기관 규칙에 의해 virtual hearing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ICSID, ICC, LCIA, SIAC, HKIAC, KCAB 등 대부분의 저명한 중재기관들은 virtual hearing이 허용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virtual hearing 진행에 관하여 당사자들 간의 동의가 없거나 혹은 virtual Hearing에 관한 허용 입장을 밝히지 않은 중재기관에 의한 중재 진행 시에는 virtual hearing 진행 후 내려진 중재 판정의 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대면 집중심리기일과 달리 virtual hearing 의 경우 (1) 기술적인 문제, (2) 비밀유지(confidentiality) 및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문제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잘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술적인 문제 관련: 중재절차에 특화된 화상 회의를 위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중재판정부, 이해관계가 다른 당사자들, 각 당사자들의 사실관계 혹은 전문가 증인들이 참여하고 증거자료들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므로 기존 화상 회의들과는 달리 1인에게 필요한 모니터의 수가 증가할 것이며(예컨대, 중재판정부의 경우 양 당사자를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 각 1개씩, 증인을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 1개, 증거 자료를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 1개, 자막을 보여주는 모니터 1개 등 최소 5개의 모니터 화면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 카메라, 마이크 등도 기존보다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virtual hearing을 진행하기 위한 안정된 플랫폼 및 인터넷 연결 등이 중요하며, 연결 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지원 인력을 미리 대기시켜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밀유지(confidentiality) 및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문제 관련: 중재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인데, 화상으로 진행하게 되는 경우 화면 밖에서 제3자가 보는 것이나, 화면을 따로 녹화 또는 스크린 캡쳐하는 등 비밀유지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참여자들에게 비밀유지 서약을 받고, 각 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방 전체를 보여주는 화면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해킹 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방화벽 등이 마련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결국 당사자들 간 사전에 (1) virtual hearing 시 사용할 플랫폼 (2) 중재판정부/각 당사자/증인 등이 진행할 장소 (3) 진행 시간(time zone에 대한 고려) 등에 대해 합의하는 것과, (4) 그 외 기본적인 진행 규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전 테스트를 시행하여 실제 집중심리기일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하는 것이므로 초기에는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으나,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예견된 변화가 COVID-19 확산으로 가속화된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희 사무소도 과거 일부 심리기일에서는 사실관계 증인의 신문을 화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는 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COVID-19 확산에 따른 virtual hearing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변화의 초기 단계에는 기술 문제, 장비 구축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안정된 이후에는 오히려 국제적 이동의 필요성 감소 등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어 앞으로 국제중재절차에서의 virtual hearing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변화를 주시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병우 변호사 (bwim@kimchang.com)

박혜민 변호사 (hyemin.park@kimchang.com)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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