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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법무·검찰 서로 협력해 개혁 방안 마련하라"

반부패정책협의회서 秋장관·尹총장에 당부
이해찬, "윤석열 이름조차 거명 말라" 함구령
'여권발 사퇴 압박 잦아들까'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에게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및 검찰 고위 간부·채널A 기자 간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감찰 과정에서 불거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충돌로 어수선한 상황에 두 기관에 '싸우지 말고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같은 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이름조차 거명 말라"고 당내에 지시하면서 '윤 총장 사퇴'를 요구하던 여권발 소용돌이가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TF를 출범했는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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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청와대 제공>

 

반부패·공정정책 관계 부처 장관 등 36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최근 갈등을 의식한 듯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앞서 지난 18일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 전 총리의 과거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검찰 수사팀이 위증을 종용했다는 의혹과 검·언유착 의혹을 두고 "두 사건은 본질적으로 감찰할 사안으로, 대검이 감찰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내 진상 확인을 지시한 조치는 옳지 않다"며 윤 총장을 작심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문 대통령이 법무부와 대검에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윤 총장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윤 총장의 거취 관련 논란에 '거리를 두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또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국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공수처법은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된다.

 

청와대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보이스피싱 척결을 비롯해 △사이버 도박·사기 근절 △온라인플랫폼 불공정 해소 등을 주제로 관계 부처 장관들의 보고와 토론이 이어졌다.

 

추 장관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개혁 등 수사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반부패 기관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공직사회에 적극행정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총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생계 곤란자의 벌금 분납과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 구형 등을 시행하는 방안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도박 범죄가 늘어나곤 한 것이 과거부터 되풀이돼온 패턴"이라며 검·경에 사이버 도박과 사기 문제를 각별하게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 1~4월 사이버 도박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는 "코로나19 재난 메시지가 휴대전화로 뜨는 것처럼 보이스 피싱 관련 경보발령 대책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집권 초기에는 여러 가지 개혁을 추진하기 때문에 공직사회도 긴장하고 청렴성을 유지하지만,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긴장이 느슨해지면서 부패행위가 일어나는 일이 되풀이돼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공직사회가 긴장을 잃지 않고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강도 높고 강건한 의지를 다져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 거취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 된다", "윤석열이란 이름조차도 거명하지 말아 달라",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회 법사위 등 공식 기구와 절차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에 대한) 임기 보장과 상관 없이 갈등이 일어나면 물러나는 게 상책"이라고 말하는 등 여권에서는 윤 총장 사퇴론이 계속됐다.

 

하지만 이같은 기조가 여권에 얼마나 통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이날 오후 민주당의 비례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윤 총장도 문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사퇴를) 결단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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