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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發 ‘사법개혁 태풍’ 올 듯… 정국 급속 경색

법사위 여당 몫으로… 16년 이어온 국회관행 깨져

미국변호사

지난 17대 국회 때부터 이어져온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다'는 관행이 16년 만에 깨졌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거대 여당이 힘으로 가져가면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하는 등 정국이 급격히 경색됐다. 특히 여당은 법조인 출신이 주로 맡아오던 법사위원장에 비(非)법조인 출신이자 '당권파 실세'인 4선의 윤호중 의원을 포진시키면서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해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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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아래)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여야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면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 헌정사상 7번째 '비법조인' 법사위원장 = 윤 의원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7명 가운데 185표를 얻어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법사위원장은 지난 17대 국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당시 152석)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을 때 야당인 한나라당에 양보한 이후 줄곧 야당 몫이었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이번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여야 갈등의 핵심이었다.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를 통해 법안 처리의 최종 길목을 지키며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하는 만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한치의 양보없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개혁입법 처리 동력을 얻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맞섰다.


위원장에 윤호중

 헌정사상 7번째 비법조인 선출

 

비법조인 출신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오른 것은 △제헌 국회 때 백관수(한국민주당)·이인모(무소속) △2대 국회 때 김정관(무소속) △6대 국회 때 백남억(민주공화당) △8대 국회 때 고재필(민주공화당) △19대 국회 때 박영선(민주당) 의원에 이르기까지 6명에 불과하다.

 

윤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16일 첫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21대 국회 법사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함께 검찰개혁·사법개혁과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법사위가 '일하는 국회'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그동안 잘못된 관행·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생산적·효율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 '법조계와 이해관계 無'… 사법개혁 시동거나 = 법조계 안팎에서는 여당이 오랜 국회 관행을 깨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간 것은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법조인 출신일 뿐만 아니라 법사위 경험도 없는 윤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임은 공수처 설치 후속 법안 등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입법 과제 처리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위원장이 법조계와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도 오히려 주요 인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황정근(59·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는 "법조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사람을 법사위원장에 임명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법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면서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다'는 관행이 깨진 것처럼 앞으로 법사위 운영 관행도 깨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있으면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을 법안심사소위로 넘기고, 소위에서는 만장일치로 찬성을 얻어야 통과됐는데 앞으로는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여당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표결로 밀어붙여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법조인들은 '모범생' 성향이 강해 법사위의 기존 운영 관행을 존중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이 같은 기존 관행을 깨기 위해 여당이 의도적으로 '당권파 실세'를 법사위원장에 앉혔다는 게 황 변호사의 분석이다.

 

법조계 

“여당 수적 우위로 

위헌적 법률 양산 우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세무사법 개정안처럼 법조계와 다른 직역의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법안의 경우 그동안 법사위가 법조계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관행도 깨질 것 같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법 개정 과정을 거론하면서 법사위가 이른바 '떼법'을 걸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그는 "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되면 일단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심사해온 관행과 달리 민식이법은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신속한 입법을 주문하면서 첫 상정 후 전체회의 단계에서 바로 통과됐다. 하지만 이후 졸속입법이라는 논란이 커지면서 다시 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지 않았느냐"며 "앞으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늘어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찬희(55·30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와 달리 헌법의 틀 안에서 법률 간의 조화와 함께 위헌적인 법률을 사전에 정제하는 작업을 하는 곳인데, 전문적인 법률지식이나 헌법정신에 충실한 법조인 출신이 아니라 비법조인이 법사위원장에 임명되면 위헌적인 법률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음달 공수처법 시행을 앞두고 공수처가 법사위 소관 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법사위원장의 중요성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비법조인 출신임에도 당내 중량급 인사를 법사위원장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시키는 동시에 공수처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정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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