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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조영남 그림 대작사건, 대법원 소부 공개변론서 공방

미국변호사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씨 사건에 대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정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2018도13696).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가 공개변론은 연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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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법원 제공>

 

조씨는 화가 송씨 등 2명으로부터 건네받은 그림 20여 점을 10여 명에게 판매해 1억81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송씨 등이 그림을 90% 정도 그렸고, 이를 조씨가 가벼운 덧칠만을 한 뒤 자신의 서명을 남긴 것으로 봐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소부 공개변론 쟁점은 △미술 작품을 제작할 때 2명 이상이 관여한 경우 이를 구매자들에게 사전에 알려야 하는지 △화가와 조수의 구별 기준 △미술계에서 제3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허용되는지 등이었다.

 

검찰은 조씨의 조수로 알려진 송모씨가 그림에 기여한 정도를 따져보면 '조수'가 아닌 '대작 작가'로 봐야 하고, 그 존재 자체를 숨기고 그림을 판매한 행위는 사기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씨 측은 작품의 본질이 되는 창작적 요소를 제공한 것이 조씨이고, 조씨 작품을 바라보는 검찰 측 견해가 미술계의 일반적 견해와 다르다고 맞섰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선 신제남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장은 "일반적으로 화가가 조수를 사용한다는 관행은 없지만 대형 작품을 할 때는 조수를 쓸 수 있다”며 “원작자는 이 경우 같은 공간에서 조수에게 작업과 지시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수가 (원작자를 도와) 밑칠을 할 수는 있으나, 조수가 대작하는 방식으로 80~90% 완성을 시킨다면 예술의 존재가 인정될 수 없다”며 “이는 작가적 양심이 결여된 수치스러운 사기 행각으로 남의 그림에 자기가 그림을 그렸다고 쇼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씨 측 참고인으로 나선 표미선 전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작품의 아이디어를 조수가 생각할 수는 없고 조수들이 많은 작업에 도움을 줬다고 해서 대작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미술 작가들은 조수의 도움을 받는 관행이 있고 조수를 쓰는 방식은 작가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자신의 철학대로 그림을 그렸고 작업량이 많다면 조수를 쓸 수도 있다 생각한다”며 "본인의 생각이 들어갔기 때문에 본인의 작품이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조 씨에 대한 판결을 내릴 방침이다.

 

앞서 1심은 "작품을 온전히 조씨의 창작적 표현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조씨가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믿고 있던 대다수 일반 대중과 작품 구매자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안겨 줬다"며 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 사건 미술 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하는데, 이는 조씨의 고유 아이디어"라며 "조수 송모씨는 조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미술사적으로도 도제 교육의 일환으로 조수를 두고 그 과정에서 제작을 보조하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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