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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정통법관 출신 중용인가… 진보성향·재야 인사 발탁인가

하마평 무성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

9월 8일 임기만료로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임 인선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7석을 얻어 압승을 거둔 뒤 첫 대법관 인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본연의 기능인 상고심 재판업무 능력 제고를 위해 정통법관을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치지형 변화에 따른 진보성향의 법관 또는 사법개혁을 위한 비법관 출신 진보성향 재야 인사 등이 파격적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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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능력 우선, 20기 이상 정통법관 = 권 대법관 후임 제청을 앞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폭증하는 상고심 사건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재판업무 능력이 뛰어난 정통법관 출신의 대법관이 제청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권 대법관이 정통법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후임 역시 특정 성향을 가진 후보자가 아닌 법리에 충실한 '재판 잘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통법관이 후보에 오를 경우 김상환(54·20기) 대법관보다 낮은 기수의 법관이 제청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퇴임한 조희대(63·13기)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정통법관 출신인 노태악(58·16기) 대법관을 제청해 법원 안정을 꾀한 바 있다. 현 대법원은 사법연수원 11기부터 20기까지 13기를 제외하고 모든 기수별로 대법관들이 고루 배치돼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는 20기 이하 법관이 대법관으로 제청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통 법관 후보 경우

김상환 대법관 아래 기수 전망

 

후보로는 이승련(55·20기) 서울중앙지법 민사제1수석부장판사와 천대엽(56·21기), 배형원(52·21기), 김종호(53·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승련, 천대엽, 김종호 부장판사는 앞서 조 전 대법관 후임으로도 물망에 올랐고, 이 가운데 천 부장판사는 최종 4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홍동기(52·22기)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박영재(51·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백강진(51·23기)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재판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높지만, 김흥준(59·17기) 서울남부지법원장 역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 원장은 2018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위원으로 참여해 김명수 대법원장의 신임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판사는 "관례에 따른 인사가 이뤄질 경우 20기 이하 정통법관이 권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될 것"이라며 "최근 하급심 판사들과 변호사들 사이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대법원 본연의 기능을 다시금 생각해 법리에 충실한 재판을 수행할 능력이 뛰어난 정통법관을 대법관으로 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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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지형 변화… '우리법+여성법관' 거론 = 지난 4월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인 177석을 차지해 정치지형이 바뀐 만큼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 진보성향 법관이 대법관으로 제청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조 전 대법관 후임으로 거론됐던 21명의 예비후보 중 여성이 1명 뿐이었던 것과 관련해 비판이 있었던 만큼 다양성 측면 등을 고려해 진보성향의 여성 법관들이 유력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후보로는 정계선(51·27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김민기(49·26기) 서울고법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승련·천대엽·배형원·김종호 부장판사 등

거론

 

정 부장판사는 2017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표로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첫 여성 재판장으로서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혐의 사건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올해 1월부터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제9대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고법판사는 2018년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김 대법원장이 추천한 내부 인사(법관) 3명 중 한 명이었다. '드루킹' 일당에게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 주심을 맡고 있다. 김 판사의 남편은 오영준(51·23기)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와 재판능력을 고려할 때 여성법관은 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며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현 대법원 추세를 고려해 정 부장판사와 김 고법판사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는 "진보성향의 파격인사를 원하는 청와대의 요구와 재판능력이나 법관으로서의 자질을 원하는 법원 내부의 목소리를 절충할 수 있는 카드"라고 덧붙였다.

 

우리법·여성법관 출신 후보에

정계선·김민기 판사


◇ 법원 개혁 위한 재야 파격인사 가능성도 = 일각에서는 사법부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등 친정부 성향의 파격인사가 제청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한 만큼, 국회 인준 절차에서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대법원장이 직전 대법관 인사에서 노 대법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법원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대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보로는 정연순(53·23기) 전 민변 회장, 성창익(50·24기) 민변 사법센터 소장, 김주영(55·18기)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정 전 회장은 2016년 사상 처음으로 경선 방식으로 진행된 민변 회장에 당선했다. 1994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며 민변에 가입해 여성위원회 위원장과 사무총장, 부회장 등 민변 내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민변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성 소장은 지난 2월 초대 민변 사법센터장으로 임명됐다. 민변 사법센터는 사법개혁 관련 연구와 논평, 입법촉구 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앞서 민변 사법위원장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재야 정연순·성창익·김주영 변호사 등

물망에 올라

 

김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민변 경제위원장, 금융발전심의위 위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 밀알복지재단 이사, 푸르메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지난 2018년 김소영 전 대법관 후임 후보 3인에 오르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여당의 압승으로, 예상치 못한 진보 인사가 대법관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며 "사법개혁을 공약해 당선된 이탄희, 이수진 전 판사와 함께 사법개혁을 담당할 인물이 대법관으로 깜짝 지명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일하며 검찰개혁 등에 앞장서온 이용구(56·23기) 변호사가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조 전 대법관 후임 후보로 거론됐던 여운국(53·23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반면 교수 출신은 김재형(55·18기) 대법관이 이미 자리잡고 있어 권 대법관 후임으로 교수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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