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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권한 유지돼야"

"'여대야소' 구도서 견제·균형 위해 야당이 법사위원장 맡아야"

이찬희(55·사법연수원 30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1대 총선을 통해 '거대 여당'으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하겠다는 방안을 들고 나온 가운데 변호사 단체의 수장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협회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회 상임위 권한의 우열 문제가 아니라 국회가 합헌적인 법률을 만드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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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상 법률안은 소관 상임위의 심사·의결을 거친 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다. 이 제도는 제2대 국회 때인 1951년 3월 국회법 개정으로 도입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단계에서 법안 내용 중 본질적인 부분이 수정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으로 법안을 장기 계류시키는 등 법안 심사의 신속성이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와 충돌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이에 민주당은 제21대 총선 공약 중 하나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폐지' 방안을 내놨다. 신속한 법안처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법안을 의결하기 전에 국회사무처 법제실이나 국회의장이 지정한 기구에서 체계·자구심사 결과를 보고받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주호영(60·14기) 통합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통과 법률 중 1년에 10건 이상이 위헌결정을 받고 있다"며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 협회장은 "입법은 헌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거시적으로 입법 과정을 스크린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며 "법사위라는 전문적인 상임위가 스크린을 하는데도 위헌 법률이 나오는데, 만약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이 폐지된다면 국회가 위헌적인 법률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상임위의 법안 심사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상임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소관 부처 입장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다른 부처와의 의견 조율이 부족해 상임위 통과 이후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단계에서 다른 부처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맞는지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상태로 상임위를 통과하는 법안도 많다는 게 이 협회장의 설명이다.

 

민주당이 내놓은 대안(상임위 법안 의결 전 국회의장 지정 기구 등에 체계·자구심사 결과 보고)에 대해서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담당해야지, 다른 기구를 만든다면 국회의원 스스로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특히 이 협회장은 '여대야소'라는 정치 지형에서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대 여당이 위헌적인 법률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것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 유지와 함께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차지해야 맞다"며 "그래야 소수야당 보호와 함께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협회장은 현재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 중인 세무사법 개정안(기재위 대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제20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 시한(지난해 12월 31일)은 이미 지났지만, 이와 무관하게 위헌성을 제거해야 할 뿐만 아니라 관계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재위 대안에 대해 "교육 이수를 전제로 모든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없이 허용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파기하는 대신 특정 직역의 입장만을 대변해 마치 '청탁입법'처럼 만들어진 법안"이라며 "정부안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은 법안이 제대로 된 법률이라 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고의 법률가 조직인 법무부와 대법원이 모두 기재위 대안에 대해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는 법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입법개선기간 도과와 무관하게 위헌성 제거와 부처 간 이견 조율을 위해 국회가 법안 통과를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기재위가 의결해 법사위로 넘긴 세무사법 개정안은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가 1개월 이상 실무교육을 이수한 뒤 변호사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는 업무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변호사업계는 이 법안이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또다시 부당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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