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펌 입사하기

[로펌 입사하기] 표준모델은 ‘상경계, 서울대 로스쿨 출신, 29세 남성’

2020년 12大로펌 신입변호사 채용 경향 분석

'상경계, 서울대 로스쿨 출신, 29.2세 남성' 

 

본보가 우리나라 12대 주요 로펌의 2020년 신입 변호사 채용 현황(이달 15일 기준)을 전수조사한 결과 나타난 올해 대형로펌에 채용된 신입 변호사의 표준모델이다.

 

대형로펌 채용시장에서도 이미 사법연수원 시대가 저물고, 로스쿨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사법시험 성적이나 사법연수원 성적이 새내기 법조인의 진로를 결정짓던 기존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놓았다. 하계·동계 로스쿨 인턴십과 연계된 대형로펌의 채용 프로세스는 '한방'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스펙 관리 등 전략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본보는 예비 법조인들의 취업·커리어 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로펌 입사하기' 시리즈를 연재한다.

 

161608.jpg

 

◇ 평균 입사 연령 29.2세… 뚜렷한 '젠더 갭' = 올해 12대 대형로펌에 입사한 신입 변호사 250명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168명(67.2%)으로 82명(32.8%)인 여성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런 차이는 법무관 출신이 유입되면 더 크게 벌어진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입사하는 군법무관, 공익법무관들은 3월부터 출근하는 일반적인 신입 변호사와 달리 제대 일자에 맞춰 8월께 합류한다. 올해 대형로펌에 채용된 법무관 출신 신입 변호사는 모두 65명으로 전체 입사자의 26% 수준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채용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은 절대 없다"며 "우수한 여성 인턴의 경우 중간에 재판연구원 등에 합격하거나 사내변호사 등 일·가정 양립이 비교적 용이한 직장으로 이탈하는 숫자가 적지 않다. 이런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 250명 중 남성이 168명

 여성의 2배 정도 많아

 

신입 변호사들의 연령대는 만 25~35세 구간에 비교적 넓게 분포돼 있는데, 평균 연령은 29.2세로 집계됐다. 학부 전공은 경제학이나 경영학 등 상경계열 출신이 97명으로 38.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법학부 출신이 51명(20.4%)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수학·약학·전자·도시공학 등 이공계열 전공자는 29명(11.6%)이었다. 이 밖에 △신학△지역학 △철학 △언어학 △미디어학 △경찰행정학 △의류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변호사들이 뽑혀 로펌 구성원의 학문적 배경이 더 풍성해졌다. 

 

한 대형로펌의 채용담당 변호사는 "과거 법대 일색이던 사법시험 시절과 달리 주요 대학 법학부가 폐지되고 로스쿨 체제가 1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신입 변호사의 전공이 굉장히 다양해졌다"며 "혁신적 사고와 학제간 융합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경계열 전공자로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법대가 사라진 후 상위권 학생들이 경제·경영학과로 몰려갔고, 이들이 로스쿨에 대거 입학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구성 비율이 높아졌다"며 "기업 자문을 주로 수행하는 대형로펌 입장에서도 상경계열 전공자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여러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공 배경을 골고루 안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61608_1.jpg

 

◇ '정성평가' 비중 늘어… '팀워크 역량' 보여줘야 = 로펌들의 채용 기준도 변하고 있다. 사법시험 및 사법연수원 성적을 위주로 지원자를 판단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혁신적 사고, 팀워크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채용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부분의 대형로펌이 하계·동계에 실시하는 로스쿨 인턴십과 채용을 연계하면서, 인턴 기간 중 이러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하는 것이 입사의 키 포인트가 되고 있다. 원하는 로펌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턴 합격'으로 8부 능선을 넘은 다음, 1~2주에 걸친 인턴 활동기간 동안 선배 변호사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긍정적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로펌 채용 담당자들은 리걸마인드·서면작성 등 실무능력 뿐 아니라 함께 협업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을 반드시 고려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입 변호사들의 사회적 배경이 다양해진 만큼 타인의 관점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더 크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로펌은 이러한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정성평가'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채용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윤용준(48·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는 "로스쿨 성적, 각종 자격증, 어학 능력, 기타 경력 등 다양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며 "'전문성·협업·정도(正道)'라는 광장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인재로서 소명의식과 비전이 뚜렷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협업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학부 전공은 상경계열 38.8%

 법학부 출신 20.4%

 

세종의 리쿠르팅을 총괄하는 김대식(49·28기) 변호사는 "긍정적이고 밝은 성품을 갖고 있으면서 동료를 배려할 줄 아는 인품과 성격을 소유했는지 등을 채용에서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다"며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미증유의 위기 상황이 발생한 만큼 공동체의 가치를 더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재들이 영입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율촌의 차태진(46·28기) 변호사는 "로스쿨 성적이나 인턴십에서의 성과 등 정량적인 요소는 물론 '율촌 지향성'과 끈기, 적극성 등 정성적인 요소를 두루 평가한다"며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 능력 등도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설명했다.

 

지평의 장품(40·39기) 변호사는 "'동업자를 찾는다'는 지평 채용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동료의식'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편"이라며 "단순한 스펙·수치에 더해 개인적 책임감과 동료에 대한 연대의식, 진정성 같은 부분을 다른 로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훈(52·23기) 바른 대표변호사는 "바른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개별적인 채용단계에서 세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바른이 지향하는 '전문 변호사로 구성된 인재풀 양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를 갖춘 지원자에게 가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적 사고 등 중시”

 기존 패러다임도 깨져

 

◇ 지방대 로스쿨 '돌파구' 없나 = 한편 대형로펌 취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지방대 로스쿨의 표정은 어둡다. 뚜렷한 묘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렵지만, 교수와 학생 모두 우리학교 출신은 대형로펌에 입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본적인 스펙에서 (대형로펌의) 요구사항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는 비교적 나이·학벌의 제약이 적은 재판연구원이나 검찰 쪽으로 진로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대 로스쿨 원장을 지낸 또다른 교수는 "변호사시험 준비나 취업정보 접근성, 인턴십 합격에 꼭 필요한 활동에 이르기까지, 서울·수도권 지역 로스쿨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면서도 "여기서도 놓치기 아까운 인재들이 있기 때문에, 법무법인 태평양처럼 어느 정도 지방 할당제(T.O)를 두는 로펌이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방대 로스쿨 돌파구 고심

 ‘지방 할당제 등 기대’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변호사 출신의 한 교수는 "학사 운영이나 강의 진행에 있어 (지방대 로스쿨이) 시장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당장 변호사시험에서 기대 이하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로펌들에게 뽑아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8일 법무부가 공개한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이 80.8%로 가장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어 연세대 로스쿨(75.8%), 성균관대 로스쿨(75.3%), 고려대 로스쿨(73.5%), 경희대 로스쿨(67.4%) 순이었다. 올해 대형로펌 취업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외대 로스쿨(48.6%)과 강원대 로스쿨(32.9%), 충남대 로스쿨(43.1%), 충북대 로스쿨(35.2%), 전북대 로스쿨(33.8%), 전남대 로스쿨(39.8%), 원광대 로스쿨(35.9%), 제주대 로스쿨(35.1%)은 합격률 50%를 밑도는 저조한 성과를 냈다. 

 

 

왕성민·홍수정·한수현 기자   wangsm·soojung·shhan@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