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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부업 ‘쿠팡 플렉스’… 법적 지위 논란

법조계 안팎, 근로자성 인정여부 놓고 팽팽한 의견 대립

미국변호사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쿠팡이 도입한 시간제 단기 배송 아르바이트인 '쿠팡 플렉스'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유통시장 주도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몰로 빠르게 이동하는 등 비대면(untact) 거래가 급증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쿠팡 플렉스가 인기 있는 부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근로자'로서 보호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플렉스는 자기 차량을 보유한 개인들이 시간·지역을 선택해 물건을 배송하고, 배송 건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플렉서'라 불리는 배송 인력은 쿠팡과 근로계약이 아닌 '배송업무 위탁계약'을 맺은 배송사업자, 즉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배송 중 사고가 발생해도 플렉서 본인이 가입한 보험에 따라 각자 처리해야 하고, 유류비나 차량유지비 등도 모두 자기 부담이다. 4대 보험 가입 등의 혜택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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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이나 주부, 퇴직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일거리를 찾아 쿠팡 플렉스로 몰리고 있다. 쿠팡 측에서 시간당 최대 2만5000원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다, 배송 시간이나 지역을 플렉서가 선택할 수 있는 등 일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등까지 쿠팡 플렉스의 문을 두드리면서, 현재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쿠팡 플렉스에 등록한 상태다.

 

최근에는 배달 앱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도 쿠팡 플렉스와 유사한 배송 시스템인 '배민 커넥터'를 출범시켰다.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서 도입

 시간제 단기 배송 ‘알바’

 

시간제 배송 아르바이트가 잇따라 등장하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들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문제는 이전부터 논란이 됐지만, 시간제 단기 아르바이트는 기존 플랫폼 노동자에 비해서도 근로 종속성이 훨씬 약하기 때문에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와 '본사의 지시에 따른 배송'이라는 노동 형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근로자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한 노동 전문 변호사는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계약서상의 지위보다는 '근로의 실질'이 어떤 양태를 띠고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배달이라는 업무 특성상 '오배송'을 막기 위한 본사의 감독 및 규제가 필수적이고, 이는 지휘 활동을 수반하기 때문에 일부 종속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계약 아닌 배송업무 위탁계약으로

‘자영업자’ 분류

 

실제로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음식배달앱 '요기요'와 개인 사업자 자격으로 계약을 맺고 배달을 대행한 '라이더'들이 요기요 소속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요기요가 △시급을 지급한 점 △출퇴근 의무를 부과한 점 △SNS 메신저로 출근 여부를 보고하도록 지시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요기요 라이더와 쿠팡 플렉스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송 물건을 받으려는 플렉서들이 물류센터 등에 도착할 경우 출석 체크를 하기는 하지만 이는 물류 배정을 위한 것이지, 근태관리를 위한 출근 보고로 보기는 어렵다"며 "가입·탈퇴나 근로 제공 여부도 플렉서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등 고도의 유연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차량 유지비·배송 사고 본인 부담

 4대 보험 혜택 없어

 

쿠팡 플렉스와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를 기존 법 체계에 수용할 수 있도록 입법적인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정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제조업 생산라인의 근로자를 상정해 70년 전에 만들어진 현행 노동법은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 틀이 좁아 쿠팡 플렉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를 보호 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없는 상태"라며 "쿠팡 플렉스 근로자는 엄격하게 보면 쿠팡에 종속된 근로자는 아니지만, 쿠팡의 지휘 아래에 있다고 볼 수 있어 이들까지 포섭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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