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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하려 상대 혀 깨물었다가 징역형' 70대 여성, 56년 만에 재심 청구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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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70대 여성이 56년만에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공동대표 고미경, 박근양)와 부산여성의전화 등 총 384개 여성·시민 사회단체는 6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개시'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최말자씨는 1964년 5월 6일 자신을 강간하려는 A씨에 저항하다 A씨의 혀를 깨물어 상해를 입혔다"며 "이후 A씨는 최씨에게 결혼을 요구하고, 흉기로 위협하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조사를 받으러 온 최씨를 A씨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아무런 고지없이 구속했다"며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는 최씨에게 A씨와 결혼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판을 담당했던 부산지법은 "A씨에게 길을 안내한 최씨의 행동이 성폭력을 시도하게 된 원인이 됐을 것"이라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최씨는 사회적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된 2018년 부산 한국여성의전화의 문을 두드려 억울함을 호소했고,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의 도움으로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긴 세월 동안 당사자가 겪었을 고통과 상처, 억울함을 생각하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한국에서 최초의 성폭력 재심 판결을 통해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씨의 재심 청구 사건을 맡은 김수정(51·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을 확인했다"며 "정당방위 인정 요소에서 상당성을 잘못 해석하고 적용해 무죄가 선고돼야 할 사건을 유죄가 되게 한 위법한 판결로서 재심 개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법원에서 언급되고 있는 '성인지 감수성'은 보편적 가치이며 재심대상 판결을 심리할 때에도 견지되어야 하는 가치"라며 "피해자에게 재심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법원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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