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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국내 핵심기술 보호 ‘비상’

진단 키트·치료제 등 해외서 탈취시도 잇따라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 대표 A씨는 최근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하다 낭패를 봤다. 중국식품의약품안전처(CFDA)의 위생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며 접근한 브로커에게 속아 기술자료를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A씨는 얼마 후 한 중국업체에서 유사한 진단키트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던 B사는 첨단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스타트업으로부터 공동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제의 받았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은 갑자기 자금난을 호소하다 결국 프로젝트 포기를 통보했다. B사의 고급기술 자료가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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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회사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 연구원 C씨에게 접근해 기존 연봉의 5배를 제시하며 영입을 제안했다. C씨는 일하던 회사에서 빼돌린 자료의 유용성에 따른 보상을 약속 받고 중국회사에 약품 원가정보와 회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다 적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 핵심기술에 대한 탈취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이 방역 우수 국가로 주목을 받고, 한국 제약기업 등이 월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서라도 이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특히 진단키트와 치료제 등 코로나19 방역·치료 물자를 노린 해외유출시도 및 무역사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디도스 공격과 랜섬웨어 등 해킹시도도 발견되고 있다. 정부는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범정부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된 대표적인 기술탈취 시도 유형은 △해외 기업이 한국 회사를 속여 정보유출을 시도하는 경우 △협력업체에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 △전·현직 직원이 내부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등이다.


중소기업 보유 샘플·연구데이터 등

주요 타깃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산업기술보호협회 등과 함께 '생명공학분야 기술보호 민관(民官)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 태스크포스에는 산업기술 보호에 전문성을 갖춘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윤용섭)의 임형주(43·35기) 변호사가 법조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현 시점에서는 다양한 기술유출 시도의 형태와 대응의 중요성을 각 기업들에게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과 포렌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이 내부적으로 자료 반출에 대한 프로토콜을 확립하고, 일단 반출된 자료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신속한 증거 확보에 돌입하고 피해 기업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영업비밀보호 관련 현행 법체계를 정비해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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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관련 신고는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111)와 산업기술보호협회(☏02-3489-7000) 등이 받고 있다. 특허청은 영업비밀 보호 및 보안 인프라가 약한 중소기업들이 보유한 샘플과 연구·실험 데이터 등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고 다음달 7일부터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컴플라이언스 체계 및 사내 보안 시스템 구축 △내부조사를 통한 충분한 적법증거 확보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등에 대한 신속한 신고 △의심 혐의 이상의 조사 자제 등 철저한 사전대비와 신속한 초동조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변호사는 "한국의 기술력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관련 지식재산을 해외에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특허와 영업비밀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기술유출이 의심돼 기업이 내부조사를 하더라도 유의할 점이 있다"며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위법한 방식을 사용하거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할 경우 또다른 법적 분쟁을 야기할 소지도 있는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민관합동 TF’ 구성

 범정부 대응 나서

 

한편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연구들이 성과를 올리면서 보다 정확한 진단키트와 새로운 치료 전략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진단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기술을 적용한 'K-진단키트'를 개발해 20일 코로나19 진단 관련 첫 특허를 받았다. 특허청은 "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크다"며 "현재까지 20여건이 출원됐고, 2건을 우선심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장혜식 교수가 함께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의 RNA 전사체를 분석한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국제학술지 셀에 게재해 주목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배용원(52·27기)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검사장)과 부부라 법조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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