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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조선상고사' (신채호 著)

"고구려가 왜 한국의 역사인가"… 중국인 질문에 해답 찾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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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옛 영토 대부분이 현재 중국 영토이고, 고구려의 후손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살고 있는데, 왜 고구려가 한국의 역사이지요?” 15년 전 한 중국인 유학생으로부터 받은 이런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 했다. 당연히 ‘고구려는 한국의 역사이다’라고 배웠을 뿐 그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 했던 것이다. 이 무렵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상고(上古)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국사 시간에 배운 역사가 전부 다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이 준 역사에 대한 흥미는 다른 부분으로도 전이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와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중국 관련 역사서(페어뱅크 등 3인이 쓴 ‘동양문화사’ 등)를 보기 시작하였고, 중국의 역사를 들여다보자 “왜 중국이 긴 역사 속에서 세계 제일의 강국이었다가 유럽에 뒤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 때부터 동양사와 서양사 서적을 비교해서 보기 시작하였다(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주경철의 ‘대항해시대’ 등). 그러다 역사의 변화가 생물학, 지리학, 인류학 등 다른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의 통섭적 서적에 큰 흥미를 느꼈다(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어제까지의 세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등).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단선적 지식이었다. 연도별로 중국 지역에는 어떤 나라가 있었고, 유럽에는 어떤 나라가 있었고,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고 통일이 되고 어떠한 문화가 번성하고 하는 이런 지식의 암기였다. 하지만 다양한 역사서적을 읽으면서 세계사의 웅장함, 미묘함, 역동성, 상호관련성 등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인류가 5000년 이상 문명을 발전시켜 왔으나 2000~3000년 전이나 현재의 사람이나 사람의 행동·사고방식, 사람들간 조직화되고 함께 사는 방식 등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참 흥미로웠다.

틈틈이 본 역사서적을 통해 앞선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소박한 답도 찾게 되었다. 누구의 역사이냐는 결국 누가 그 문화를 계승하고 있는가의 문제인 것 같다. 동북공정으로 동북 3성의 과거 역사를 모두 중국화한다고 하는데, 과연 중국이 고구려의 문화를 얼마나 알고 계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주원류고’에서 한족들이 우리 문자도 이해하지 못 하는데, 우리의 역사를 논하는 것이 황당무계하다고 한 대목이 떠 오른다(신채호 선생도 조선상고사에서 우리 문자를 이해하지 못 하여 중국서가 잘못 쓴 부분도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구려가 우리의 역사인 것은 우리가 고구려의 문화를 이해하고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끔 한 계기는 “조선상고사”였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책장에서 이 책을 보면 그 때의 흥미진진함이 다시 되살아난다.


오용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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