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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1. 해상법

정기용선은 선체용선과 유사… 선박우선특권에 기한 경매청구 가능
해상법상 운송인의 권리의무 소멸기간 기산점은 ‘운송물 인도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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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정기용선선박에도 선박우선특권이 적용됨(대법원 2019.7.24.자 2017마1442 결정)

(1) 사실관계

인천항 등에서 정기용선된 선박에 예선서비스를 공급한 예선선주는 예선사용료를 받지 못하자 그 선박(한국국적)에 대하여 상법 제777조 선박우선특권에 기한 임의경매를 법원에 신청하였다. 2심법원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상법 제850조 제2항은 선체용선된 선박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규정인데 정기용선된 선박에는 이런 규정이 없었다. 상법 제850조 제2항의 유추적용이 가능한지가 문제되었다. 정기용선의 법적 성질이 선체용선과 유사하므로 이를 긍정해야한다고 예선선주는 주장했지만, 2심 법원과 선주는 이를 부인하였다. 


(2) 법원의 판시내용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정기용선의 경우 제3자에 대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상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체용선에 관한 제850조 제2항의 규정이 정기용선에 유추적용되어 정기용선된 선박의 이용에 관하여 생긴 우선특권을 가지는 채권자는 선박소유자의 선박에 대하여 경매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정기용선계약은 선체용선계약과 유사하게 용선자가 선박의 자유사용권을 취득하고 그에 선원의 노무공급계약적인 요소가 수반되는 특수한 계약관계로서 정기용선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화물의 선적, 보관 및 양하 등에 관련된 상사적인 사항의 대외적인 책임관계에 선체용선에 관한 상법 제850조 제1항이 유추적용되어 선박소유자와 동일한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14215 판결,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1다65977 판결). 선체용선에서 선박의 이용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선체용선자만이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고 선박소유자와 제3자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나 상법은 선박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850조 제2항을 두어 선박우선특권은 선박소유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발생하고 그러한 채권은 선박을 담보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선박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은 선체용선과 정기용선이 다르지 않다. 

 

특히 상법 제777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예선료 채권을 보면 채무자가 선박소유자 또는 선체용선자인지 정기용선자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예선업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선의 사용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위반하여 예선의 사용 요청을 거절한 때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동법 제55조 제4호). 이처럼 예선업자는 대상 선박을 이용하는 자가 누구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예선계약의 체결이 사실상 강제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예선계약 체결 당시 예선료 채무를 부담하는 자가 선박소유자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도 곤란하다.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한다.

 

(3) 의견
선박우선특권은 대물(對物)소송이기 때문에 채무자와 무관하게 인정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법제는 대인(對人)소송이기 때문에 채무자와 관련을 맺어야한다. 예선 선주는 예선사용료 채권에 대하여 그 예선을 사용한 선박에 대하여 선박우선특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상법 제777조는 선박소유자가 채무자인 경우로 해석된다. 선박이 선체용선된 경우는 상법 제850조 제2항의 명문규정에 의하여 가능하다. 그런데 선박이 정기용선된 경우에 정기용선자가 예선사용료의 채무자인 경우에도 채권자는 선박우선특권을 그 선박에 대하여 행사가 가능한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정기용선의 법적 성질이 상사사항에 대하여는 선체용선계약(선박임대차)와 유사하다고 보아 상법 제850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하였다. 본 판결은 정기용선계약의 법적 성질이 선박임대차와 유사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대법원은 예선의 경우 신청이 있게 되면 예선서비스가 강행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을 근거로 예선선주를 보호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강행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판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II. 서렌더 선하증권은 상환성이 없음(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6다276719 판결)
(1) 사실관계

수출자와 수입자 사이에 신용장이 발급되었다. 선하증권이 발행되었다가 운송인에게 다시 반환되고 서렌더 형식으로 처리되었다. 즉 선하증권의 앞면에는 서렌더되었다는 인쇄를 하여 팩스로 앞면만을 운송인이 수출자에게 보냈다. 서렌더된 사정을 아는 선박대리점은 수입자에게 운송물인도지시서(D/O)를 발행하여 주었다. 이를 제출하고 창고업자로부터 운송물을 인도받은 수입자는 상품대금을 원고 은행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상품의 대금을 수출업자에게 지급하였으면서 먼저 발행된 원본 선하증권을 담보로서 소지한 원고 은행은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었다. 그 이유는 선하증권과 상환하지도 않고 피고 선박대리점이 D/O를 발행하여 수입자가 운송물을 불법반출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피고는 선하증권이 적법하게 서렌더되었고 선하증권은 더 이상 상환성이 없기 때문에 수하인으로 인정되는 자에게 운송물의 인도지시서를 발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였다. 

 

(2) 법원의 판시내용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해상운송화물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그 소지인에게 인도되어야 하므로 선박대리점이 운송물을 선하증권 소지인이 아닌 자에게 인도하여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소지인의 운송물에 관한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가 된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13211 판결). 

 

그러나 무역실무상 이처럼 서렌더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선박대리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없이 운송인의 지시에 따라 운송계약상의 수하인에게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하여 수하인이 이를 이용하여 화물을 반출하도록 할 수 있다. 

 

(3) 의견
서렌더 선하증권의 발행목적은 상환성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선박이 선하증권보다 빨리 도착한 경우 선하증권의 상환성 때문에 운송물을 제때에 인도받지 못하는 수하인들이 상환성을 없앤 것이 서렌더 선하증권이다. 운송인과 선박대리점 등은 선하증권과 상환하여 운송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상법 제129·861조). 통상 선박이 항구에 도착하면 선박대리점이 선하증권을 회수한 다음 선장이나 창고업자에게 그 운송물을 소지인에게 인도해도 좋다는 의미의 운송물인도지시서를 발급한다. 선하증권이 서렌더된 경우 이러한 의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서렌더 선하증권은 상법에 규정이 없는 바 그간 이면 약관의 효력에 대하여 판단해온 대법원(2016. 9. 28. 선고 2016다213237 판결, 2016. 10. 26. 선고 2004다2782 판결)이 서렌더 선하증권에는 상환성이 없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III. 해상운송주선인으로서 책임(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5다246186 판결)
(1) 사실관계

수입화물에 대한 운송주선 업무를 운송주선업자가 맡았다. 그는 송하인들로 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중국 항구에서부터 인천항까지의 해상운송, 보세창고 보관, 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고, 이 사건 화물들에 관한 하우스 선하증권들을 자신의 명의로 발행하였다. 운송을 마친 다음 화물은 영업용 보세창고에 입고되어있었지만 창고업자의 잘못으로 화재가 발생하였다. 운송주선업자는 창고업자는 이행보조자이고 자신이 운송주선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면서 화물손해배상보험자(피고)에게 화물손해를 보험금으로 청구하였다. 피고 보험자는 "(ⅰ) 본 사고는 운송주선인이 책임을 질 사고가 아니다 (ⅱ) 창고에 입고된 다음은 운송주선인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창고업자는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가 아니라고 하여 보험금지급청구는 기각되었다.

 

(2) 판결의 판시내용
상법 제115조에 의하면 운송주선인은 자기나 그 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인도·보관·운송인이나 다른 운송주선인의 선택, 기타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한편 민법 제391조에 정하고 있는 '이행보조자'로서 피용자는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충분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가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 지위에 있는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지는 상관없다.


운송주선인은 위탁자를 위하여 물건운송계약을 체결할 것 등의 위탁을 인수하는 것을 본래적인 영업 목적으로 하나 이러한 운송주선인이 다른 사람의 운송목적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부수적 업무를 담당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상품의 통관절차·운송물의 검수·보관·부보·운송물의 수령인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상례이다. 원고는 소제기 당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원고가 송하인으로부터 이 사건 화물들에 대한 중국 항구에서부터 인천항까지의 해상운송·보세창고보관·통관작업 및 국내 배송까지 일체의 운송주선을 의뢰받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원고가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한 사정과 원고의 운임청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스스로를 '운송주선인'으로 자처했다고 해서 원고가 의뢰받은 사무의 범위가 운송인의 선택 및 운송계약 체결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화물들 운송과정에서 운송인의 선택과 운송계약 체결뿐만 아니라 인천항 보세창고 보관·통관절차 진행·국내 배송(또는 그 운송계약 체결)까지 위임받았고 위임받은 사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창고업자의 이 화물들에 대한 보관은 원고의 의사 관여 아래 원고의 채무 이행행위에 속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창고업자는 원고의 이행보조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은 잘못이 있다. 


(3) 의견
운송주선인은 다양한 기능을 한다. 명칭은 운송주선인이지만 선하증권을 발행하면서 운송인으로서 기능하기도 하고 순수한 운송주선인으로서 기능도 한다.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하였으므로 계약운송인으로 볼 여지도 있었지만 대법원은 운송주선인으로 보았다. 본 사안은 창고 안에 입고된 화물이 화재로 멸실되자 화주가 자신의 운송주선인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하자 운송주선인(원고)이 책임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청구한 사건이다. 책임보험자가 보험금지급을 하기 위하여는 원고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는 창고업자는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여야 한다. 창고업자는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는가? 통상 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의무의 일부인 인도를 대행하는 임치계약을 체결한다. 운송주선인으로부터 창고업에 대한 의뢰를 받았다면 비록 종속적인 지위에 있지 않아도 그는 운송주선인의 이행보조자가 되고 그의 과실은 곧 본인인 운송주선인의 과실이 된다고 대법원은 인정했다. 다음으로 보세운송의 경우 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도 운송주선인의 의무가 연장되는가에 있다. 대법원에 의하면 영업용보세장치장의 경우 출고시에 운송물에 대한 인도가 일어나고 자가용보세장치장의 경우 입고시에 운송물에 대한 인도가 일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사건이 발생한 창고가 자가용보세장치장이 아닌 한 운송주선인은 자신의 책임 범위 내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이므로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IV. 제814조 제척기간의 기산점(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다205947 판결)
(1) 사실관계

국내 송하인이 시리아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대하여 운송주선인에게 운송을 의뢰했다. 우리나라에서 터키를 거쳐서 시리아로 가는 운송물이 터키에 입항이 허가되지 않아서 다른 곳에서 기다리다가 터키의 어떤 항구에 입항하였지만 항구에서 더 이상 육지인 메르신과 이스켄데룬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이에 운송주선인은 추가비용을 화주에게 청구하였다. 이에 화주는 상법 제814조에서 규정한 제척기간 1년이 도과되어 청구가 불가하다고 주장하였다. 

 

(2) 법원의 판시내용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상법 제814조의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에 관한 소멸기간은 제척기간이고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이다. 운송인은 운송채무의 최종 단계에서 운송물을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함으로써 운송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된다. 여기서 운송물의 인도는 운송물에 대한 점유 즉 사실상의 지배·관리가 정당한 수하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따라서 운송인이 운송계약상 정해진 양륙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을 선창에서 인도 장소까지 반출하여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그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운송물을 인도할 날'이란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되었으면 인도가 행해져야 했던 날을 의미한다.


살펴보면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사건 운송물의 목적지는 메르신과 이스켄데룬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원고의 인도의무는 운송계약에서 정한 양륙항에 입항한 시점에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하여야 완료되는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운송물을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한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을 계산하거나 만약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시점에 원고의 운송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그 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계산하였다. 원심 판단은 잘못이 있다.

 

(3) 의견
상법 제814조는 운송물관련 채권 채무는 인도한 날 혹은 인도할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고 정한다. 운송인 측이 비용을 화주에게 청구하자 화주가 제척기간의 도과를 주장한 것이므로 운송물을 상법 제814조의 '인도할 날'이 언제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통관이 되지 않아서 운송이 중지된 경우 원심은 항구에 도착한 날을 인도할 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기산하였다. 그러나 운송계약상 인도되어야 할 곳은 항구에서 육지로 훨씬 들어간 곳들이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아서 파기환송을 시켰다. 


운송물에 대한 인도란 정당한 수하인이 점유를 획득하는 날이어야 한다. 통관이 되지 않은 경우인데 이 경우 인도할 날이란 통관이 되었다면 인도지인 메르신 등에 도착하여 수하인이 이를 수령할 수 있는 날이 되었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판시한 항구에 입항한 날은 제척기간을 기산하는 인도할 날로서는 너무 빠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을 지적한 대법원의 판시는 정당하다.


V. 제816조가 적용된 종합물류계약(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9다213009 판결)
(1) 사실관계

제주도에서 경인지방이나 충청도로 삼다수 물을 물류로 이동하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그 계약의 내용은 원고 화주기업의 공장에서 운송·하역·창고 보관 등 모든 물류업무를 물류기업이 인수하는 것이었다. 물류기업이 이를 이행하지 못하자 화주기업이 제3자를 찾아서 이를 이행하도록 했다. 추가비용이 발생하자 화주기업은 이를 물류기업에게 청구했다. 운송물은 제주도에서 내륙까지는 선박으로 다시 도로교통이 이용되었다. 해상운송이 포함된 복합운송인 것은 인정되었다. 상법 제816조의 육상운송법 혹은 해상법 중 어느 법을 적용할지가 문제되었다. 육상운송법이 적용되면 소멸시효 1년이 적용되지만 해상운송법이면 제척기간 1년이 적용된다. 종합물류계약을 운송계약과 별도로 본다면 상사시효인 5년이 적용될 여지도 있다. 

 

(2) 법원의 판시내용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이 사건 각 물류운영용역계약은 피고들이 원고 공장에서 제품을 인수받아 원고가 지정하는 장소까지 운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이와 관련하여 '항만 양·적하, 보관 및 이동 등 일체의 물류 관련 활동'에 해당하는 물류 관련 제반업무는 운송에 부수되는 업무로서 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당초 사업자 선정 모집공고를 할 때부터 해당 사업은 제주도 내에 위치한 원고의 공장으로부터 내륙까지의 권역별 운송을 주된 조건으로 사업자를 모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은 육상운송과 해상운송이 결합된 복합운송계약으로 봄이 상당하다. 복합운송인의 책임에 관하여는 상법 제816조가 적용되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는 피고들이 원고가 발주한 물량을 제대로 운송하지 못하자 제3자에게 대체운송을 의뢰하여 발생한 추가비용으로서 '손해가 발생한 운송구간이 불분명하거나 성질상 특정한 지역으로 한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법 제816조 제2항에 의해 운송 거리가 가장 긴 구간에 적용되는 법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3) 의견
종합물류계약은 운송 뿐만 아니라 포장·보관·창고·하역 등을 모두 포함하는 서비스가 한 사람의 물류기업에 의하여 행해진다. 대법원은 물류계약의 핵심은 복합운송에 있다고 보아서 상법 제816조를 적용했다. 이 규정은 2007년 상법 개정시 해상운송이 반드시 포함된 복합운송의 법률문제를 처리하기 위하여 추가되어 적용할 법률을 지정하는 기능을 한다. 대법원은 추가비용의 발생을 손해발생이 어느 구간에서 발생하였는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로 보아서 제816조 제2항을 적용해 운송거리가 긴 상법 육상운송규정이 적용되게 되었다.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화주기업이 승소하게 되었다. 

 
본 판단은 상법 제816조가 적용된 첫 대법원 판결로서 기록된다. 그런데 운송계약을 아예 이행하지 않아서 추가비용이 발생한 경우의 손해배상문제도 제816조의 적용범위가 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 



VI. 운송인의 화재면책이 인정된 사례(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5다220627 판결)
(1) 사실관계
부산항에서 제주로 가던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해 적재된 화물이 손상되었다. 손해가 상법에서 인정하는 책임제한액을 넘어설 것이 예상되자 운송인(선박소유자)는 책임제한절차법 제9조에 따라 책임제한절차개시를 신청하였고 법원은 책임제한절차 개시를 결정하였다. 책임제한절차에서 화주 측은 자신들의 화재로 인한 채권이 제한채권이라고 관리인에게 신고하였다. 그러나 책임제한채권인지 사정을 하는 동안 운송인은 그 손해를 상법 제795조 제2항에 의한 화재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면책된다고 주장하면서 화주의 제한채권신고 전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채권자(피고)는 그 화재는 운송인의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하였다. 법원은 책임제한절차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이 손해는 화재로 인한 것이고 운송인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화재가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운송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이 신고한 제한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재판을 내렸다. 화주는 운송인을 상대로 책임제한절차법 제59조에 따라 사정의 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하급심은 운송인에게 과실이 없기 때문에 운송인은 면책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본 채권은 책임제한채권에서 배제되게 되었다. 이에 채권자는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게 되었다.


(2) 대법원의 결정
원심은 피고 소유의 선박에 적재된 활어운반 트럭에서 발생한 이 사건 화재에 관하여 위 트럭의 적재나 화재의 진압조치 등 화재의 발생이나 확대에 있어 선장 등의 과실이나 피고의 선장등에 대한 화재교육 등의 부족, 선박의 소방시설 등의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화재가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운송인인 피고는 상법 제795조 제2항에 의해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운송물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책임제한절차에서 화재로 소훼된 화물의 손해배상채권 등을 신고한 원고들의 제한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 사건 사정재판을 인가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3) 의견
본 사안은 운송인이 선박소유자 책임제한제도를 활용하는 중에 나타난 사건이다. 운송인(선박소유자)은 손해배상책임을 청구받은 경우 그 총액이 책임제한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 책임제한제도의 신청을 하게 된다. 채권자가 채권신고를 하고 운송인이 이에 불복하면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가 제기된다. 


운송인은 운송계약관계에 있는 화주에 대하여 화재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면책이 된다. 다만 자신의 과실로 인한 화재의 경우는 책임을 부담한다(상법 제795조 제2항 단서). 그러므로 화재로 인한 운송물 사고가 있는 경우 운송인 측에 화재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대법원은 운송인 자신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보아 운송인의 면책을 인정했다.

 

 

김인현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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