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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피부색 이유 '난민 채용 거절'… 고용 차별행위"

인권위, 업체에 구제조치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권고

수단 출신 난민의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고용 차별에 해당한다는 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난민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체류중인 A(34)씨가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고용차별을 당했다"며 호텔 세탁업무 도급업체인 B사 대표를 상대로 낸 진정을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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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B사 대표에게 "A씨의 재취업 의사를 확인해 구제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향후 채용 과정에서 인종과 피부색 등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B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슬람 독재 정권의 박해와 고문을 피해 수단을 떠나 2013년부터 난민 자격(F-2 거주자격 비자)으로 우리나라에 머물러 온 A씨는 지난해 1월 일자리 안내를 받아 B사의 호텔 세탁실 직원모집에 지원했다. 면접에 통과한 A씨는 B사 소속으로 호텔 현장 책임자인 C과장으로부터 합격 통보와 함께 맡게 될 업무와 세탁실 환경, 장비 안내까지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돌연 C과장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A씨에게 채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A씨가 채용 거절 이유를 묻자 C과장은 "호텔 세탁실 매니저가 A씨 때문에 세탁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싫어한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B사는 "세탁 업무 특성상 팀원 간의 원활한 의사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다른 적합한 지원자가 생겨 A씨를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C과장이 타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A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별 뜻 없이 호텔 직원인 세탁실 매니저 핑계를 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A씨가 수단 출신으로 검은 피부색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C과장이 A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고려하면, A씨의 인종과 피부색이 채용 거절 사유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인종과 피부색 등을 이유로 고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5조는 '인종, 피부색에 따른 구별 없이 근로, 직업 선택의 자유의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비준한 '차별(고용과 직업) 협약(ILO 111호)' 제1조 역시 '고용 또는 직업에서 기회 또는 대우의 균등을 무효로 만들거나 손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인종과 피부색에 기초하여 행해지는 모든 배제 또는 우대'를 차별대우로 보고 있다.

 

한편 인권위는 '대한민국에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다'는 A씨 진정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 관련 내용으로 인권위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