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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가상화폐 규제 싸고 "재산권 침해" vs "범죄 등 악용 막아야"

헌재 공개변론서 공방

2017년 정부가 내놨던 가상화폐 투기 근절책의 위헌성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헌법재판소는 16일 대심판정에서 변호사 정모씨 등이 당시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84 등)과 관련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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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7년 12월 가상화폐 관련 긴급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및 가상화폐 취급 업소 폐쇄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같은 해 12월 28일 '가상통화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에는 가상계좌를 활용할 수 없게 됐고, 본인 확인을 거친 은행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 사이에만 입출금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또 신규 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에 따른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미성년자 계좌 개설,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 등도 금지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서는 동요가 일었고, 정씨 등은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측 대리인으로 나선 정 변호사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는 재산권 행사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조치는 가상통화의 교환가치를 떨어뜨리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재산 처분 권한을 제한한다"며 "정부 대책이 재산권과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가 공권력을 행사해 재산권을 제한하면서도 대의기관을 거치지 않았는데 이는 법률유보원칙에도 어긋난다"며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단하면 국민의 경제적 자유가 금융당국에 의해 유린되는 상태가 마구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피청구인인 금융위 측 대리인은 "가상화폐 거래가 익명성을 악용해 마약 거래 등 범죄에 이용된다면 추적 등에 많은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며 "정부는 금융기관과 협의해 여러 대책을 세운 것이고, 거래 실명제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리적 측면에서 봤을 때 해당 정부 조치는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으므로 각하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관련 대책은 특별대책으로,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이나 외부효과를 가지는 것이 아니므로 향후 어떠한 변경의 여지도 없이 실행이 확실시되는 최종적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헌법소원은) 적법하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 "가상통화 거래자들은 거래 실명제를 통해 거래자금을 입금할 수 있으므로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볼 수 없다"며 "또 일반적인 상품들과 달리 가상통화를 이용한 자금세탁행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열띤 공방을 벌였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장우진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가상통화 시장 확대로 인한 폐해를 고려할 때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정부의 행정조치는 필요했지만, 이로 인해 기존 가상통화 시장 참여자들의 자산손실은 공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결과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반면 금융위 측 참고인으로 나선 한호현 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은 "가상통화는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특정할 수 없고 컴퓨터 기록에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금보다 자금세탁, 범죄수익 은닉 등에 용이하다"며 "정부 대책은 기존 금융 규제 범위 내에서 적절히 이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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