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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원, 2020 법률연도 개회식… 법조 3축 메시지 ‘주목’

시위 관련자 소송 싸고 ‘3人3色’

홍콩 법원이 13일 홍콩 대회당(City hall) 청사에서 2020년 법률연도 개회식(Ceremonial Opening of the Legal Year, OLY)을 열었다. OLY는 19세기 영국 법원의 판사들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모여 한 해의 시작을 축하한 데서 유래했다. 전통적으로 홍콩과 캐나다,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등 영미법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 법조계 신년 하례회 형식으로 열리는 권위있는 행사다. 특히 홍콩에서는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계 관계자들이 전통적인 법복과 가발(Wig)을 착용하고 시경(市警) 의장대의 사열을 받는 등 성대하게 치러지며, 대법원장과 법무부장관, 변호사회장의 신년 메시지가 발표되는 등 중요 행사로 다뤄진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민주화 시위에 관한 법조계의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제프리 마(Geoffrey Ma) 홍콩 대법원장은 홍콩 법조계 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존경받는 인물로, 앞으로 진행될 시위대 관련 소송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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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또 시위대 관련 소송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장,

법치주의 원칙 강조

 “시위대 소송 신속처리 대책 마련”

 

그는 "누구든지 (시위와 관련된) 법원의 판결에 대해 비판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존하는 사법시스템과 법치주의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자신이 속한 진영에 유리하지 않은 판결이 나왔다고 법원을 비판하는 것은 사법부 역할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시위대 관련 소송의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속도에 관계없이 모든 재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테레사 청(Teresa Cheng) 홍콩 법무부 장관은 대규모 시위가 법치주의를 비롯한 홍콩의 근본적인 가치를 위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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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위 과정에서 이뤄진) 무질서하고 폭력적인 행동들은 군중심리에 따른 것에 불과하며 법치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면서 "인터넷에서 자행되는 경찰관에 대한 신상털기(doxxing)나 협박 등은 법원 판결에서도 드러나듯이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당국은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필립 다익스(Philip J. Dykes) 홍콩 법정변호사회 회장은 청 장관의 발언에 반박하면서, 기소된 시위 참가자들을 계속 변호하겠다고 말했다. 


법무장관,

“대구모 시위가 ‘법치주의’ 등

홍콩의 근본적 가치 위협”

 

그는 "체포된 시위대의 대다수는 젊은이들로, 홍콩의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선량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변호하고 있는 많은 변호사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변호사회는) 이 같은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LY 행사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마 대법원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인 이슈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홍콩 시민들이 법치주의 원칙을 지지하고 지켜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면은 사법부 권한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며 시위대 사면을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변호사회장,

“기소된 시위 참가자는 선량한 사람

 지속적으로 변호”

 

박완기(40) 홍콩 법정변호사는 "홍콩은 일국양제라는 독특한 정치적인 제도를 유지하면서도 홍콩기본법에 의해 사법부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있다"며 "이것이 홍콩이 아시아의 국제도시, 국제금융허브, 법률허브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OLY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 변호사회가 각자의 입장에서 소신있게 발언하면서도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법치에 대한 확신을 가진 성숙한 법조인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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