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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법조계 결산

[2019년 법조계 결산] 법률신문 선정 ‘2019 주요 판결’

법률신문은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결산하면서 올 12월 12일까지 대법원 등 각급 법원에서 선고된 판결·결정과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 가운데 사회에 큰 영향을 가져오거나 법리적으로 중요한 판결·결정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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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체노동 가동연한 '60→65세' 상향

대법원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했다.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올린 지 30년 만이다. 노동가동연령의 상향 조정은 보험제도와 연금제도의 운용은 물론 일반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판결의 파급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월 21일 수영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A군의 가족들이 수영장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48909)에서 A군의 가동연한을 60세로 판단해 일실수입을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노동가동연한을 60세로 올린 1989년 선고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됐다"며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 "낙태죄, 임산부의 자기결정권 침해… 헌법불합치"

헌재는 4월 11일 낙태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2012년 이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법재판소가 7년 만에 판단을 바꾼 것이다. 이로써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처벌되어온 여성의 낙태는 66년 만에 범죄의 굴레를 벗게 됐다.


헌재는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낙태시술을 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270조 1항 의사낙태죄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 G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127)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시한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헌재는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이 정한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임신기간 전체를 통틀어 모든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벌을 부과하도록 정함으로써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출산을 강제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사이에서 태아의 생명 보호를 단순하게 우선하는 방식의 논리는 사실상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 내지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법관, 기피신청 심리 때 易地思之 해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항소심 재판부를 바꿔달라며 낸 재판부 기피신청을 대법원이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민사소송법 제43조가 기피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를 재판을 받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폭넓게 인정해 주목 받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월 4일 임 전 고문이 자신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재판부를 변경해달라며 낸 재판부 기피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스563).


법원은 이전까지 기피사유를 해석함에 있어 법원 또는 법관 중심적인 판단을 내려왔다. 그러나 대법원 이번 결정을 통해 기피 사유를 사법서비스의 소비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 "타인 정자 인공수정 출산 자녀도 친생추정"

대법원이 혼인기간 중 출생한 자녀는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어도 원칙적으로 친생추정을 받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혈연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친생추정이 적용 또는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아기를 가지지 못한 여성이 다른 남성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도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0월 23일 B씨가 자녀 둘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혈연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유숙 대법관은 "모든 인공수정이 아니라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 제공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경우에 한정하여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되고, 동거의 결여뿐만 아니라 외관상 명백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생추정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별개 및 반대의견을 제시해 주목 받았다.


◇ "변호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교통권도 헌법상 기본권"

헌법재판소는 형사사건 수임 과정에 있는 변호인이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교통권도 헌법상 기본권으로 적극 보장돼야 한다는 첫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변호인의 되려는 변호사의 접견교통권은 물론 체포된 피의자 등이 변호인을 선임하는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의 접견교통권을 두텁게 보장받게 돼 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헌재는 2월 28일 변호사 F씨가 부산지검과 부산구치소를 상대로 변호인 접견불허가 처분이 위헌인지 판단해달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5헌마1204)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은 피의자 등을 조력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으로서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의 접견교통권과 표리의 관계에 있으므로, 피의자 등이 가지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확보되기 위해서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 역시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 "증인이 증언 거부하면 검찰조서 증거로 쓸 수 없다"

참고인이 수사기관에 출석해 진술하고서도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면 그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검찰조서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한 이 판결로 피고인은 방어권을 두텁게 보장받을 수 있게 된 반면, 검찰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대법원은 2012년 '증언거부가 정당한 경우' 검찰이 제출한 조서 등을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이번 판결로 증언거부의 경우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를 묻지 않고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이 사라지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김선수)는 11월 21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3945).


재판부는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도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거부 상황을 초래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수사기관에서 그 증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 "압수수색 영장 내용 모호하면 수사기관에 불리하게 해석해야"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내용이 모호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된다면 수사기관에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판결이다. 강제수사 절차에서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면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수사기관에는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정한 헌법과 형사소송법 이념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1월 31일 관세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D씨 등에게 징역형 및 벌금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 또는 면소 판결했다(2018노885).


재판부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대상 범위로 정한 '회계자료 및 입출금 거래내역 및 통장(상기 범행에 사용된 회사, 사장, 직원 및 가족 명의 포함)'에서 '가족'은 '피의자인 A씨의 가족'만을 의미하고, '회사 직원인 B씨의 가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럼에도 검찰이 B씨의 가족에 대한 영장 집행을 한 것은 위법한 영장 집행이기 때문에 관련 압수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3개월 금주' 지킨 음주뺑소니 30대 감형… '치유법원' 첫 발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30대 남성이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3개월 동안 성실히 이행해 감형을 받은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12월 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E(34)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2019노1377).


재판부는 앞서 E씨에게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 8월 E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E씨는 석방 후 3개월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카페에 활동보고서와 동영상을 올렸고, 이에 재판부는 E씨가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 "자사고·일반고 중복지원 금지는 '위헌'… 동시선발은 '합헌'"

고교 입학을 앞두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일반고 양쪽에 중복지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위헌이며, 자사고의 학생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후기'로 조정해 동시에 선발토록 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


헌재는 4월 11일 민족사관고 등 자사고와 자사고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학부모들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 1항과 제81조 5항은 평등권과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22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자사고와 일반고 중복지원 금지 조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자사고 학생을 일반고 학생과 동시에 선발토록 한 부분은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중복지원 금지 원칙만 규정하고 자사고 불합격자에 대해 아무런 고교 진학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고교 진학 기회에 있어 자사고 지원자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차별 목적과 차별 정도 간에 비례성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동시선발 조항은 국가가 학교 제도를 형성할 수 있는 재량 권한의 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 '여비서 성폭행' 안희정 前 지사 징역형 확정… 법원, 성범죄 엄격 판단 이어져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재판에서는 피해자 김씨 등의 진술 신빙성이 쟁점이 됐는데, 1심과 달리 2심과 대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성희롱 관련 소송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첫 판결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후 성범죄에 대한 엄격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2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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