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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신설안·수사권 조정안, 국회 본회의 자동 부의

文 국회의장, '패스트트랙' 예고대로 3일 부의… 여야 대립 고조

국회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 4건이 3일 0시를 기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지난 4월 30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 하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 트랙에 오른 지 217일 만이다.

 

국회 관계자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0월 29일 밝힌 바와 같이 공수처법을 비롯한 검찰개혁법이 3일 0시를 기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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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 신설안, 어떤 내용? = 이날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 가운데 공수처 신설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52·사법연수원 29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45·33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2건이다.

 

백 의원안은 원칙적으로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정신청권을 부여하면서 공수처 수사 사건 중 판·검사나 경무관급 이상의 경찰이 기소 대상에 포함된 경우에는 기소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검찰의 기소권 독점에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권 의원안(수정안)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부패범죄 수사 기능에 중점을 뒀다. 또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의 기소는 원칙적으로 검찰이 담당하되,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린 경우에는 기소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기소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의 기소권 행사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공수처장 임명 절차와 관련해서도 백 의원안은 국회에 설치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15년 이상 법조경력을 가진 사람 2명을 후보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한 반면, 권 의원안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와 함께 국회 동의까지 받도록 했다. 두 법안 모두 공수처장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이 추천한 2명, 야당이 추천한 2명 등 7명으로 구성하고, 구성원 5분의 4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 수사권 조정안은 =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한편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특정 사건 관련 직접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등 사법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6월 검·경 소관 부처인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권 조정 합의에 따른 조치다.

 

우선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일반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종전의 지휘·감독이라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 전반에 걸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으로는 경찰의 모든 수사에 대해 검사가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고, 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에 따르도록 의무화돼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는 대신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송치 후 수사권'과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등 사법통제 권한을 갖게 된다.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대한 검사의 송치 전 수사지휘는 폐지된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때에는 수사를 해야 하고, 검사는 송치사건의 기소 여부 결정이나 공소유지, 경찰이 신청한 영장청구 여부 결정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검찰총장이나 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경찰청장을 비롯한 징계권자에게 해당 경찰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 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검사가 경찰에 사건기록 등본 송부와 시정조치,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이에 따르도록 했다. 만약 경찰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검찰총장·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해당 경찰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개정안은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인정했다. 범죄 혐의가 인정되거나 공소제기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경찰이 검사에게 사건을 선별적으로 송치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통제하기 위해 불송치사건의 경우 경찰이 불송치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했다. 검사는 경찰의 사건 불송치가 위법·부당한 경우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이 때 검사는 서면과 관계서류, 증거물을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검토한 뒤 다시 서류를 경찰에게 돌려줘야 한다.

 

경찰은 고소인이나 고발인, 피해자나 법정대리인 등 사건 관계인에게도 사건을 송치하지 않은 취지와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경찰의 사건 불송치에 대해 고소인 등 사건 관계인의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검·경 간의 수사 혼선이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검사가 직접수사권을 갖는 분야에서 동일한 사건을 검찰과 경찰이 중복 수사하고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경찰에게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경찰이 먼저 영장을 신청한 경우에는 경찰이 해당 범죄를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헌법상 검사의 고유 권한인 영장청구권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도 뒀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으면 경찰이 관할 고검에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심의를 신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각 고검에 설치되는 영장심의위원회가 심의를 담당하게 된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수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한 때에 한해서만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경찰이 작성한 조서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셈이다.

 

백 의원이 대표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가 직접수사권을 갖는 사건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중요범죄를 비롯해 △경찰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등으로 제한했다. 검사가 직접수사한 범죄나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위증·모해위증죄와 △허위 감정·통역·번역죄 △증거인멸죄 △무고죄 등은 검사가 직접수사할 수 있게 했다. 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는 대신 특별사법경찰이나 자치경찰에 대한 지휘권만 유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 어떤 과정 거쳐 부의됐나 = 국회법상 패스트 트랙에 오른 법안은 상임위·특위 심사(최장 180일)와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최장 90일)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가 기간 내에 패스트 트랙 법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법안은 최종 단계인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후 본회의에 바로 법안이 상정되지 못하더라도 최장 60일이 지나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부의(附議)'는 본회의에서 안건을 심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뜻하고, '상정(上程)'은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이나 본회의 단계에서 회부된 안건을 당일 회의에서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의가 상정의 전 단계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4월 사개특위에서 공수처 신설안과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을 패스트 트랙에 올렸다. 그러나 사개특위는 8월말 활동기한이 끝나기 전까지 법안을 의결하지 못했고, 이들 법안은 9월 2일 다음 단계인 법사위로 넘어왔다.

 

이후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부의 가능 시점을 놓고 여야가 대립했지만, 문 의장은 법안이 법사위에 넘어온 날부터 90일이 지난 뒤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당부한 문 의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속 처리' 방침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법안과 함께 패스트 트랙에 올랐던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27일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 여야 대립 고조 =
패스트 트랙에 오른 법안들이 모두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서 여야 대립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패스트 트랙 법안들을 오는 10일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 처리한다는 것이 1차 목표다. 정기국회 안에 처리가 어렵다면 적어도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이들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참여하는 '4+1 협의체'를 가동해 백 의원과 권 의원의 공수처 신설안을 절충한 단일안을 도출해 낸 뒤 본회의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반면 패스트 트랙 지정 당시부터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며 이들 법안의 강행 처리에 반대해 온 한국당은 이번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처리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패스트 트랙에 오른 법안들의 본회의 상정·처리를 막기 위해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filibuster,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본회의 무산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책임를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다 타협 가능성도 낮은 상태여서 여야 대치는 극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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