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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베트남 투자, 위험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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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일본, 중국, 홍콩 등이 공격적으로 베트남에 투자하면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지만, 누계기준으로는 한국이 여전히 대(對)베트남 투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딘 10여년 전에는 10개도 안 되었던 하노이의 한국식당이 한인타운에만 100여 곳이 생겼고, 10년 전에는 한인 수가 호찌민 3만명, 하노이 9000명 정도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호찌민 11만명, 하노이 7만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베트남에 한국의 투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불행하게도 투자 사기도 많아졌다. 사기는 알아야 보이고, 또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이에 필자가 베트남에서 목격한 사기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1. 투자 사기 사례
(1) 친분(親分)
베트남 법상 불가능한 일을 브로커가 고위직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해결해주겠다고 접근하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 법적 절차나 인허가기관이 다른 경우도 있어 브로커가 친분이 있다는 공무원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투자자 앞에서는 고위 공무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던 브로커가 나중에 필자에게 연락해 아는 공무원이 없냐고 물어보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2) 차명(借名)

아마 가장 자주 보는 사례는 베트남인 명의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일 것이다. 한국 투자자가 베트남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경쟁자에게 비밀로 할 수 있고, 외국인 명의로 하는 것보다 절차가 간단한 장점은 있다. 그러나 사업이 번창하면 욕심이 생긴 현지 명의자에게 모두 빼앗기거나, 자신의 명의를 빌미로 돈을 계속 요구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경영하는 등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경쟁자가 현지 차명인에게 접근해 차명인을 통해 경쟁자에게 노하우를 뺏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차명인이 개인이라면 결혼, 이혼, 사망 등에 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차명 사업의 경우 합법적인 송금이 어렵고, 큰 액수의 송금은 은행의 자금 세탁 방지 보고 대상이기도 하다. 결국 합법적으로 들어온 돈은 합법적으로 나가야 하고, 불법적으로 들어온 돈은 불법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실무적으로는 외국지분 제한 때문에 초과 지분 보유를 위해 차명인을 이용하면서 대출 계약, 콜옵션, 지분 담보계약 등을 이용해 개별 거래 자체는 합법적인 구도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이런 구도를 통해 최종적으로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가는 보지 않고, 각 거래만을 보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베트남 법상 '신탁'이라는 개념은 없고, 베트남 민법상 다른 거래를 은폐하기 위한 거래는 무효이다. 따라서 현지인 명의의 차명 회사에 대한 외국인의 권리 주장은 베트남 법상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3) 토지(土地)와 부동산(不動産)

베트남은 토지가 국가 소유이다 보니 한국과 다른 점이 많아, 특히 토지와 관련한 거래를 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일례로 토지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토지사용권 증서의 원본은 은행에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은행 담당자에게 뒷돈을 주고 이 증서를 하루 동안 빌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사기 행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토지사용권 증서와 건물·아파트·주택 소유권 증서는 증서 겉표지 색상 때문에 일반적으로 레드북과 핑크북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관련법이 여러 번 변경되었는데, 어느 기간에 발행된 증서인지에 따라 증서의 성격이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개인의 불규칙한 소규모 거래 등 소규모 부동산의 판매, 거래, 임대사업 분야는 제외하고,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억동(한화 약 9억8000만원)의 법정 자본금을 가진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특히 기존 부동산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부동산을 임차하는 경우, 피인수 기업이나 임대인이 부동산사업법에 맞게 법정 자본금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 부동산사업법(66/2014/QH13)상 이미 완공된 건물을 매수하여 임대업을 하는 것은 외국인에게 허용되는 사업 방법은 아니다. 따라서 이미 완공된 건물에 대한 임대 사업은, 건물의 건설 사업에 참여한 후 그 건물을 임대하거나, 건물 전체를 임차(賃借)한 후 재임대(再賃貸)하는 방식, 또는 실무적으로 이러한 임대업 허가를 받은 기업의 지분 인수, 프로젝트 인수, 자산 인수 등의 방법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2. 베트남의 한국인 변호사와 그 역할

한국의 대(對)베트남 투자가 증가하면서 무자격 한국인이 베트남 변호사를 사칭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베트남 변호사, 판사, 검사의 자격 요건 중 하나는 베트남 국민이어야 하므로 외국인은 베트남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 외국인이 베트남에서 베트남 변호사, 판사,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적부터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은 이미 법률시장이 개방되어 외국인이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베트남 법무부에 외국 변호사로 등록하면, 베트남에서도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있고 외국계 로펌이 베트남 변호사를 고용할 수도 있다. 필자는 미국, 홍콩, 한국 그리고 지금의 베트남, 4개국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문화적 차이가 많은 오해와 갈등을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사람에게 집에서 회사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면 아마 5km, 7km라고 거리로 답을 할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이런 '거리'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대다수의 한국인이 알고 싶은 것은 거리가 아닌 15분, 30분 같은 소요 시간인데 말이다. 법률의견서도 한국의뢰인 입장에서 기대하는 답변이 있는데 이런 식의 다른 답변이 오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에서 한국인 변호사의 역할은, 한국 투자자가 기대하는 답변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베트남 변호사와 함께 업무를 하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일 것이다. 한국 비자 발급 업무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국 입국 시의 비자 종류나 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를 아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 베트남 한국 대사관의 영사부에서 한국 입국 비자를 받으려는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 비자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 변호사도 베트남에서는 한국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베트남 법과 실무처리에 대해 베트남 변호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어, 한국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 같다.


3. 베트남 법과 실무 그리고 최근 개정 동향

많은 사람이 베트남 법이 애매모호하고 법과 실제 업무처리가 다른 경우가 많아 사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불법 파업 노동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나 정당하게 합의된 토지 보상을 거부하고 이주하지 않는 주민에 대한 강제이주 규정과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 적용을 하지 않아 사업 수행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모두 사실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법상 ○○허가서는 영업일 20일 이내에 발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더라도 포화상태인 일부 유통업은 서류 검토를 고의로 지연해 실제 허가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반면, 투자유치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분야는 미비한 신청 서류도 나중에 보완하면 된다면서 모든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법은 개정되었는데 개정법에 대한 시행령과 시행세칙이 발행되지 않아 사실상 개정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베트남의 기업법과 투자법 조항 해석이 불명확한 경우도 있고, 환경법이나 토지법 등 다른 법들과 내용상 상충하여 같은 법을 적용해 처리하는 문제도 베트남의 담당 공무원이나 관련 기관의 유권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같은 기업법과 투자법을 적용해 설립하는 회사도 지역에 따라 요구하는 서류나 절차가 다를 수 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이 관련 법규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수년 동안이나 이미 효력을 상실한 법규를 적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변호사가 담당 공무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조항의 법적 해석과 실무 적용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수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법률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고 베트남 정부도 애매모호한 법 정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법 전산화가 아직 미비해 법령 간의 내용 상충까지 모두 확인하고 개정될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최근 개정된 법령들을 보면 이전의 애매모호한 규정들이 구체적으로 수정되고 있다. 

 

 

김유호 해외통신원 (베트남 베이커 맥킨지 근무)


※ 이 글의 내용은 베이커 맥킨지 로펌의 공식 의견이 아니며, 일부는 필자의 저서 '베트남 투자·창업자가 꼭 알아야 할 베트남 법'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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