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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소개 플랫폼’ 급성장… 법률시장 ‘우버화’ 될까

법조계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일시적 현상” 엇갈려

변호사 소개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확산이 법률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는 '로톡', '불후의변호사들', '변호사님닷컴', '로시컴', '로팜' 등 8개 안팎의 변호사 소개 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이 운영중인데, 서비스 내용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신용진(5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설립한 '찾아가는 변호사들'은 변호사가 직접 의뢰인의 집이나 직장으로 방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또 가입 변호사(1534명)가 가장 많은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는 최근 1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안기순(49·27기) 전 로앤비 대표를 이사로, 노소라(55·19기) 변호사를 감사로 영입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법률시장의 우버화(Uberization)'라고도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새로운 플랫폼 등장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변호사법 저촉 논란과 함께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아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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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법 저촉 '불씨' 남았나 = 최근 검찰의 '타다' 기소 사례처럼 4차산업으로 분류되는 업태(業態)는 현행법의 해석 방향에 따라 불법과 합법이 좌우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2016년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 소개 사이트 4곳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변호사법 제34조 1항은 '누구든지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해 특정 변호사나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한 뒤 금품·이익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변협은 "변호사 중개 사이트를 통해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들에게 서비스 이용료를 받는 것은 중개료를 수수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변협이 고발한 사이트들은 변호사 중개가 아닌 네이버, 구글과 같은 광고 수익 모델에 해당한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변호사법에 위반되는 소개·알선은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을 연결해 주는 중개행위와 이를 통한 이익 취득을 요건으로 삼는데, 변호사 정보만 제공하고 개별적인 의뢰인-변호사 간 수임계약 거래에는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 등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다. 


로톡·변호사님닷텀·로시컴·로팜 등

다양한 서비스

 

'변호사법 주석'의 저자인 정형근(62·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법 제34조 1항을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이 규정은 사건 소개의 대가로 금품·향응·이익 등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단순히 변호사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법 위반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법적인 개념에는 어떤 사실을 개념 표지로 포섭할 수 있는 폭(hof)이 존재하는데, 해석 시 이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중개가 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당사자 사이의 계약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계약 체결에 관여해야 한다"면서 "변호사와 의뢰인의 개별적인 거래계약에 개입하지 않았는데, 이를 '중개'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반면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변호사 소개 플랫폼 자체는 위법적인 소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플랫폼 내부 구조가 마케팅 비용 제공 등의 요소에 의해 특정 변호사에게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면 '특정성'의 구성요건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소비자)에서 자연스럽게 순위가 정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 변협 집행부는 변호사 소개 사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충윤 변협 대변인(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플랫폼이 변호사법을 위반하는 점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나, 플랫폼을 이용해서 변호사 광고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변호사광고규정에 위반되지 않는 한 문제삼기 어렵고, 청년 변호사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변호사광고규정 자체를 완화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수임계약 등에는 개입하지 않아

중개라고 볼 수 없어

 

◇ "중개료 없는 수익모델 한계" 지적도 = 광고·검색 플랫폼을 유지하는 변호사 소개 사이트들은 변호사나 의뢰인으로부터 중개료나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성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광고 시장의 높은 탄력성과 인접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업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변호사는 "크몽이나 위시켓 같은 온라인 중개서비스는 소비자와 용역 제공자로부터 받는 커미션(중개료)이 주요 수입원"이라며 "직접적인 중개료 수취가 불가능한 광고·검색 서비스만으로는 (변호사 소개 사이트의) 성장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

 성장에 제한적”

 

반면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법 제도를 갖춘 일본에서 로톡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고시닷컴(弁護士ドットコム)은 주식시장에서 올해 최고 1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며 "우리도 광고 매출이 계속 늘고 있으며 변호사 업무용 솔루션 및 B2B 서비스 개발, 인접 직역으로의 서비스 확대 등 추가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태언(50·24기)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도 "앞으로 법원이 판결문 공개의 전면적인 확대를 시행하면 변호사의 승소율 등 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것이고, 이 경우 변호사와 의뢰인 매칭서비스의 양과 질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법률시장의 외연·규모의 확대가 이뤄지면 플랫폼 서비스 기업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률시장 외연 확정되면

플랫폼 기업 가치 높아질 듯”

 

◇ 정보 비대칭 해결… 플랫폼 책임 강화는 과제 =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건수는 1.2건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2009년(2.73건)과 비교할 때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치열한 수임경쟁은 법조계에 막 진출한 청년변호사들에게 더 가혹하다. 이들에게 경험과 실력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다.

 

개업 2년차인 한 청년변호사는 "로펌처럼 도제식 학습이 가능한 조직에서 소외된 나같은 변호사는 인적 네트워크와 송무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변호사 소개 플랫폼을 통해 상담받은 사건중 10~20%가 실제 수임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소중한 경력 자본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오병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과거 법조인이 적었던 시절에는 변호사 직역이 준(準)공공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상업적 성격이 더 강화되고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법률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변호사 소개 플랫폼의 등장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플랫폼 기업 규제, 책임 강화로 선회는

풀어야할 숙제

 

한편 정부의 규제 방향이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점은 업계가 풀어야 할 새로운 숙제다. 이용자 상호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포털 사이트나 '오픈마켓(판매업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사이트)'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 '전자상거래법 일부개정안' 등 규제 법안들이 쏟아지는 현상과 맥락이 닿아있다.

 

한 변호사 소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변호사들이 확실한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컴플레인 등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법 개정 등 규제 방향에 맞춰 변호사·의뢰인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준칙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면서 변호사와 법률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용 약관을 세심하게 작성했다"며 "(가입 시) 검증 절차와 책임 등을 강화하는 조항을 세세하게 마련해 분쟁 발생을 예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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