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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공공변호인 제도, 근거법 마련 선행돼야”

국회예결특위, 내년도 예산안 검토 보고서 내용

법무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관련 예산에 대해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변호사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근거 법률부터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재원)는 최근 이 같은 내용 등이 포함된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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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배심제 홍보비'를 기념품 구입에 '올인' = 내년도 법무부 예산은 현재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을 포함해 올해보다 1678억원 늘어난 4조479억원(총지출 기준)으로 편성된 상태다. 

 

법무부는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수사단계에서부터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형사공공변호인제도 사업 예산으로 18억원을 편성했다. 내년에는 미성년자와 장애인, 심신장애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 뒤 2021년부터는 사형 등 단기 3년 이상 범죄에 해당하는 중죄로 체포된 피의자 중 경제적으로 어려워 정부 도움이 필요한 계층까지 단계별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피의자국선변호인관리위원회와 사무국을 설치해 제도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위한 형사소송법, 법률구조법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마치고 아직 법제처 심사 단계에 있다. 국회에 법안도 제출되지 않은 것이다.

 

예결특위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는 대법원이 운영하고 있는 국선변호인 제도와 중복되거나 업무영역이 중첩될 수 있고, 제도 운영이 법무부 산하 법률구조공단에서 수행돼 피의자의 수사(검찰)와 변호(법률구조공단)를 모두 법무부 소속기관에서 담당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호사업계는 제도 운영기관의 공정성 문제, 중범죄 피의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필요성,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국선변호 제도의 확대 부적절성 등을 근거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근거법률 제정이 조속히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국선변호인제도와 중복

 변호사업계 의견수렴·공론화절차 거쳐야

 

예결특위는 보고서에서 법무부의 '배심제 홍보비'도 문제 삼았다. 이 예산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예산으로, 올해와 같이 5900만원으로 편성됐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7년 6000만원, 지난해 5900만원 등으로 편성된 이 예산을 모두 달력이나 우산, 보조배터리, USB, 이어폰, 전동칫솔 등 홍보물품 구매에 소진했다. 특히 예산 대부분이 연말에 집행돼 불용액으로 처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산소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결특위는 "법무부가 국민참여재판 홍보예산을 홍보물품 구매에 치중해 집행하고 있어 홍보사업으로서의 실효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사에 대한 전용차량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부는 지난달 법무부 훈령인 '검찰 수사차량 운영규정'을 통해 검사장에 대해 전용차량을 배정하던 관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41대의 전용차량 중 고검장 이상 직급의 전용차량을 제외한 29대의 차량이 폐지되는 반면, 지검별로 1대씩 모두 18대의 공용차량이 새로 배정된다. 실제로 줄어드는 차량은 11대인 셈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이 법무부 훈령 제정·시행 전에 편성돼 이미 차량 임차료와 유류비 예산이 반영돼 있어 차량 11대분의 예산을 감액해야 한다고 예결특위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11대 분의 임차료(1억5300만원)와 유류비(330만원)는 총 1억56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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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원격영상재판' 근거 법률 개정해야 = 사법서비스진흥기금 631억원을 포함해 모두 2조156억원으로 편성된 내년도 대법원 예산 가운데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과 관련해 예결특위는 "원격영상재판 관련 근거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법원은 재판사무와 사법정보 공개 혁신을 목표로 내년부터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에 돌입한다. 2010년 특허사건을 시작으로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재판업무에 전자소송이 차례로 도입됐지만, 현재의 재판사무·전자소송 시스템은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지난 20년 동안 부분별·단계별 땜질식 처방만 이뤄져 오류가 잦고 신기술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계점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현 전자소송 시스템에서 발생하던 각종 오류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처리 속도까지 빨라져 국민의 사법서비스 이용 편익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

홍보예산 집행, 홍보물품 구매에 치중은 개선해야

 

문제가 된 것은 사업 가운데 법정 출석이 어려운 소송관계인을 위한 영상재판 확대 방안이다. 

 

예결특위는 "원격영상재판은 원격영상재판에 관한 특례법상 시·군법원의 소액심판사건과 원격영상재판 중 감치결정 사건 등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며 "시스템 구축과 함께 민사소송법 등 법률 개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디오 등 중계장치나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한 원격영상·온라인에 의한 변론, 당사자신문 및 증인신문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조문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결특위는 "기술적인 한계와 판사들의 낮은 선호도로 인해 최근 3년간 원격전자 증언시스템 이용건수는 16건에 불과하다"며 "시스템 구축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예결특위는 상임전문심리위원 운영 사업과 관련해 법원별로 업무부담 편차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적재산권이나 건축·의료·환경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사건에서 법원 외부 전문가를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해 소송절차에 참여시키고 있다. 현재 서울고법(4명)을 비롯해 대전·대구·부산·광주고법(각 2명) 등 5개 고법에 12명의 상임전문심리위원이 배치돼 법원에 상시 근무하면서 건축·의료 분야 재판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원고법에 2명의 상임위원이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그런데 서울고법과 그 외의 고법에서 근무하는 상임위원간의 업무부담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고법별 상임위원 1인당 자문건수는 건축분야의 경우 서울고법이 대전·대구·부산고법의 2배를 넘었고, 의료분야 역시 서울고법이 다른 지역의 3배를 넘었다. 예결특위는 "지역에 따라 상임위원 1인당 업무건수 편차가 심한 것은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며 "업무량 편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원격영상재판 관련

“근거 법률 개정 필요” 의견 제시도

 

◇ 헌재, 국선대리인보수 적정 규모 편성해야 = 531억원 규모의 내년도 헌법재판소 예산과 관련해 예결특위는 "최근 집행실적을 고려해 국선대리인 보수 예산을 적정 규모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내년도 헌재 국선대리인 보수 예산은 국선대리인 평균 선임료를 75만원으로, 선임 사건 수를 연간 170건으로 예상해 1억2700만원으로 편성됐다. 그러나 최근 4년간 국선대리인 보수가 지급된 사건 수는 연평균 136건에 그치고 있다.

예결특위는 411억원으로 편성된 법제처 예산과 관련해서는 "국민과 기업들의 해외법령정보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번역문이 아닌 원문제공 중심으로 이뤄져 번역본 제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법제 지원 사업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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