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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한·일 법관 워크숍’ 올해도 안 열릴 듯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2년째 사법교류 중단

우리나라와 일본 사법부가 2005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오던 '한·일 법관 워크숍'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불거지고 있는 한·일 양국의 갈등이 정치와 외교, 경제 무대를 넘어 사법부 교류에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2004년 우리 대법원은 일본 최고재판소와 '사법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양측은 법관들의 정기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5년 제1회 한일 법관 워크숍을 한국에서 연 뒤 2017년까지 13년 동안 매년 12월 한국과 일본에서 교대로 개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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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법관 워크숍의 주제는 주로 양국의 사법행정 현안이었다. 문제 해결 방안을 토론하고 서로 본받을 만한 사법제도를 벤치마킹하는 기회로 삼았다. 한·일 법관들이 친분을 쌓는 계기도 됐다. 2017년 워크숍에선 일본 측은 한국의 전자소송에, 한국 측은 일본의 간이재판절차에 관심을 보여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던 워크숍이 무산된 데 이어 올해도 워크숍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워크숍이 12월 열리는 것을 감안해 통상 7~8월이면 행사 기획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재상고심(2013다61381) 판결 이후 한·일 양국의 갈등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미 지난해 워크숍이 취소된 전례가 있고, 행사 기획을 위한 항공권 발권이나 장소 섭외, 주제 선정 등 물리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올해 워크숍 개최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3년 이어온 교류

 정치적 갈등에 단절 우려도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 일본 측과 (워크숍 개최와 관련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개최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13년째 이어진 워크숍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양국 관계가 계속 악화됐고, 그 영향이 양국 사법부 교류에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치적 색깔이나 판결의 영향 등을 떠나 양국 사법부 간 교류가 중단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법관 워크숍은 양국 사법부의 현안을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서로 본받을 만한 사법제도를 소개하는 자리였다"며 "어찌됐든 서로의 사법제도, 좋은 점 등을 배울 기회가 단절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재판과 사법행정은 별개"라며 "나아가 양국의 정치관계나 갈등 상황과 사법부 교류도 서로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3년간 이어진 사법교류가 이렇게 단절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향후 한·일 관계가 개선된다면 사법부 교류도 재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