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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등 개정 ‘사후 자기결정권 보장’ 법제화 해야

화우공익재단 심포지엄

민법과 장례 관련법을 고쳐 개인의 사후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제도로는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문화 및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로 인한 고립사·무연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족이 아니면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의 장례에 관한 권한을 생전에 후견인이나 동거인에게 위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법무법인 화우(대표변호사 정진수)는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사후(死後) 자기결정권'을 주제로 화우공익재단 설립 5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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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사후자기결정권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박진옥(단상 오른쪽 네번째)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상임이사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후자기결정권은 살아 생전에 사후 자신의 장례방식 등에 대해 결정하는 권리이다. 대형로펌이 이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연 것은 처음이다. 


유언·후견제도 통해

자신의 사후 설계할 수 있어야

 

이날 심포지엄에 참가한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전문가들은 △해마다 늘고 있는 각국의 고립사 및 무연사 실태를 소개하고 △사후자기결정권 관련 법제를 비교·분석했다. 그러면서 공영장례 제도 마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양희철(40·사법연수원 42기)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는 '한국 무연고사망자 등의 사후자기결정권 법제검토 및 입법제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핵가족, 1인 가구의 증가와 경제력 약화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늘면서 무연사·고립사 사례가 늘고 있는데, 현행법은 전통적인 대가족이 장사를 치르는 과거 문화 내지 보건위생적 관점에서 시신을 처리하는 행정청 중심의 사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과제로 바라보는 사회통합적 법 신설·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도 '사후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의 시체가 처리될 수 있다면 기본권 주체인 살아있는 자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개인은 유언·후견제도·신탁법 등을 통해 자신의 사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사전적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법이 공백을 보충해 망인의 사후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장례 운영하는

‘공공 컨트롤타워’도 필요한 시점

 

박진옥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상임이사는 "사회적 죽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고독사 예방센터 등 공영장례를 운영하는 공공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체계적 무연고 사망자 통계 관리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대책 등의 조치 △당사자가 사전에 (자신의) 장례 등 사후사무를 명시적으로 표시하거나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도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제정 등을 제안했다. 

 

김효석 법무사는 "후견인으로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수행할 때 첫 단계인 사망진단서, 사체검안서 발급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며 "후견인 등이 장례나 사망 신고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민법과 가족관계등록법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2019년 1월 7일자 7면 '무연고 법인후견 대상자 死後정리는 누가 맡나' 참고>

 

무연고사망자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시신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2000여명에 달한다. 특히 무연고사망자 가운데 노인 뿐만아니라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립사(孤立死)는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자택에서 혼자 사망하고 수일 뒤 발견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일본의 경우 연간 3만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관련 통계도 없는 실정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