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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민사사건 상고건수 급증 원인은 ‘서초동 소송왕’ 탓

한 명이 6131건 무차별 소송…통계 왜곡 상황으로

'서초동 소송왕'으로 불리는 정모씨가 낸 수천건의 소송으로 인해 대법원 사법연감 통계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씨가 낸 무차별 소송은 사법연감 통계 중 △상고심 접수건수 △상고심 각하건수 및 비율 △민사 사건 파기율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특정인의 무차별 소 제기 등 통계를 왜곡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법연감에 설명을 덧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가 19일 발간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상고심은 1만9156건으로, 2017년 접수 건수인 1만5364건보다 3792건이 늘었다. 전년 대비 24%가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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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심 접수건수가 이례적으로 증가한 배경을 둘러싸고 법조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는 교통사고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뒤 이를 계기로 수천건의 소송을 낸 이른바 '소송왕' 정씨의 사건때문에 생긴 결과로 확인됐다. 그가 상고한 민사사건은 2017년 2191건, 2018년에는 6131건에 달한다. 전체 민사 상고사건 중 정씨가 낸 사건을 제외하면 2017년 상고심 접수 건수는 1만3173건, 2018년은 1만3025건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또 정씨는 수천건의 사건을 접수하며 인지대와 송달료를 내지 않았고, '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거 각하 처분을 받았다. 때문에 상고심 민사사건 중 2017년 각하명령 비중은 0.5%(68건)였으나 지난해에는 29.7%(525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요건 못 갖춰 대거 각하처분

 파기율 등에도 영향

 

이는 민사사건 상고심 파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각하명령을 받은 정씨는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재심기각결정을 받았고, 이는 전산상 '파기자판'으로 분류돼 민사사건 상고심 파기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해 상고심 민사 파기자판 308건 중 166건은 정씨가 낸 소송이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씨는 수년전부터 무차별적 소송을 수천건씩 내고 있으며 올해도 이미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다"며 "그가 낸 사건이 통계에 반영돼 상고심 접수건수는 크게 증가하고, 파기자판 건수와 파기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사법연감 작성 시 특정인의 의미 없는 다량의 소 제기로 통계가 심하게 왜곡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법연감에 설명을 덧붙이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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