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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권력기관 감시 견제 역할에 더욱 매진” 한 목소리

제28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 안팎

26일 '형사사법의 바람직한 좌표'를 대주제로 개최된 제28회 변호사대회에서는 실질적 국민 권익향상을 위한 형사사법 시스템 구성 방안이 많이 논의됐다. 변호사들은 재야 법조계가 객관적·중립적 관점에서 수사기관 등 권력기관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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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배경(오른쪽 두번째) 변호사가 26일 제28회 변호사대회에서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구조와 수사권 조정'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형사사법 좌표, 제자리로… 변호사, 관중 아닌 선수로" = 이찬희(54·사법연수원 30기) 협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인권의 파수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를 변론하고, 독재정권 아래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한 선배 변호사들이 국민으로부터 받았던 신뢰와 권위를 다시 찾겠다"며 "사법개혁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법원과 검찰이 스스로 힘을 되찾을 때까지 변협이 중심이 돼 법조계 신뢰를 회복하는 중심추가 되겠다"고 말했다.

 

변협, 법조계 신뢰회복 중심추로

 IBA서울총회 성공개최 다짐

 

이 협회장은 변호사업계 핵심 현안으로는 △의뢰인과 변호사간 비밀유지권 보장 △9월 말로 예정된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총회의 성공적 개최 △전관예우 폐해 근절 등을 꼽으면서 "법조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변호사가 하나가 되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종엽(56·18기) 변호사대회 집행위원장 권한대행은 대회사에서 "재야 법조가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통해 바람직한 형사사법의지향점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라며 "오늘 대회가 수사권 조정 등 주요 현안에서 법률가들이 관중이 아닌 선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바람직한 미래 형사사법 구조 변화의 실질적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조봉암 선생 탄생 120주년, 서거 60주기"라며 "그에 대한 사법적 처단 과정과 배경을 살펴보면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 오남용된 사법시스템의 한계가 어디인지 돌아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 "검·경은 협력강화, 변협은 검·경 감시" = 윤배경(58·20기) 법무법인 율현 변호사는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구조-수사권 조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수사권 관련 논의가 검찰과 경찰의 권한조정에만 집중돼 일상에 큰 영향을 받을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소외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위법·부당한 1차 수사종결권 행사를 견제하고 정보경찰을 통제하는 등 내부적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이 된 이후에도) 검찰도 변화된 상황에 대응해 경찰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내부적으로는 수사와 공소를 분리해 전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사권조정 등 현안에서

법률가는 관객이 아닌 선수 역할 해야

 

토론자로 나선 이상원(59·21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에서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개혁 법률안들은 검찰의 권한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지나치게 비대한 검찰 권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한축소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정작 형사사법을 적용받는 국민의 권익이 등한시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 법률안들이 해방 이후 이어져온 수사구조에 일대 변혁을 가져오는 매우 중요한 개정안임에도, 어떤 취지와 논의과정을 거쳐 성안되었는지 입법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서 "의원입법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은) 정부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람직한 형사사법은 국민의 인권보장을 가치 지향점으로 둬야 하는데, (현재 법안에 따르면) 보다 강해진 경찰수사권, 실질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검찰 수사권, 기존에는 없던 공수처 수사권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 아래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수사의 대상이 될 위험을 안게 된다"며 "△권한을 분산하는 일련의 개혁 법률안들이 어떤 경로로 국민 인권 증진에 기여하는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어떻게 국민 인권을 증진하는지 △형사사법구조 변화가 어떻게 보다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등에 대해 (정부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불구속수사 원칙 강화…비닉권 도입 시급" = 정영훈(49·34기) 대한변협 인권이사는 '바람직한 형사사법과 형사재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행 인신구속제도에서 불명확한 구속 기준, 구체적 이유가 명시되지 않은 구속 결정문, 미흡한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 여러 문제점이 발견된다"며 "불구속 수사·재판의 원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의 인신구속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구속제도를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구속 수사·재판의 원칙은 최근 8년간 후퇴 내지 정체 수준에 그친다"며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8년간 구속영장 발부율을 분석하면 75% 수준에서 계속 후퇴하다 현재 81% 수준에 달하고, 같은 기간 1심 공판 구속 인원 비율 통계는 9.3%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1~12%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륙법계와 영미법계의 제도를 모두 받아들인 (한국의) 구속자 석방제도는 매우 복잡한 형태여서 매년 활용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개선 대안으로 △구속사유는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것 △구속영장 재판단계에서 조건부 석방제도를 도입하고 피의자 보석을 원칙적으로 인정할 것 △당사자가 구속영장 재판에 대해 상급심에 항고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둘 것 등을 제시했다. 

 

손창완(46·29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의뢰인-변호사간 비밀유지권 보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손 교수는 "입법에서 가장 큰 장애는 법조계 전반을 향한 국민의 불신과 비닉권(비밀유지권)이 의뢰인의 권리가 아닌 변호사의 권리로만 오해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비닉권이 국민을 위한 권리이고 변호사는 의뢰인의 비밀을 보장할 의무자라는 점, 비닉권이 국가권력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 등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것이 우리 법조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불구속 수사·재판 한 단계 발전위해

인신구속제도 재편 주장도

 

토론자로 나선 천하람(33·변호사시험 1회)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는 "최근 변협이 진행한 실태 조사에서 많은 국가기관이 의뢰인과 변호사가 상의한 내용을 수집하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스마트폰에 대한 압수수색, 임의제출 강요 등의 방법이 사용되는데 실체적 진실 발견보다는 편리하고 쉬운 증거수집과 수사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는 비밀유지권이 인정되는 외국 로펌들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고, 국민은 변호인 조력을 받을 본질적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며 "의뢰인과 변호사간 비밀유지권이라는 상식적인 권리를 변호사법 등에 명확히 규정하는 입법이 시급하다"고 했다. 

 

주제발표 등 심포지엄 이후에는 이은경(55·20기)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가 '변호사 윤리연수'를 이어갔다. 배인구(51·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가사소송'을, 구태언(50·24기)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의 조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강한·홍수정 기자   strong·soojung@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