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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법에 '변호사 비밀유지권' 명문으로 도입해야"

최근 검찰 등 수사기관이 로펌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는 일이 잇따르자 변호사업계가 재발을 막기 위해 변호사법 개정을 추진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응천(57·사법연수원 18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협회장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헌법상 권리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인 방법과 입법적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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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이 추진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은 앞서 유기준(60·15기) 자유한국당 의원과 나경원(56·24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법안보다 구체화됐다. △변호사가 보유한 직무상 비밀정보는 원칙적 비공개로 두는 점 △보호대상 정보 범위를 보다 체계화한 점 △의뢰인과 변호사 간 비밀보장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변협 변호사윤리장전 제18조의 내용을 반영한 점 등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변호사 등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 변호사법 제26조에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들이 개정안에서는 삭제됐다.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 비밀리에 이뤄진 직무관련 의사교환 내용에 대한 공개·제출·열람을 금지하되, 이메일 등 전자자료도 포함했다. 비밀보호가 해제되는 예외사유로는 의뢰인의 자발적 승낙·의뢰인이 범죄를 범할 목적으로 법적자문을 받은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 발생한 분쟁 등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식으로 수집된 증거는 재판과 행정절차 등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토론회에서는 한애라(47·2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가 "변호사법이 개정되더라도 의뢰인과 변호사가 압수수색 현장에서 압수거부권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수사기관이 '중대한 공익상 필요'를 이유로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변호사와 의뢰인 간 의사교환 자료에 대한 압수요건 자체를 강화하고, 압수거부권의 예외사유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특정 문서에 대한 보호여부가 쟁점이 될 때 미국에서는 법원이 심사한 뒤 수사기관이 자료를 획득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이 변호사와 의뢰인 간 의사교환 자료를 일단 압수해 수사 단서로 활용한 뒤 뒤늦게 증거능력이 부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내변호사에 대해 "독립적 법률조언자와 회사 직원이라는 두가지 지위가 있고, 세계적으로 현재 통일된 규범은 없다"며 "오픈 퀘스쳔으로 남겨놓되 경우에 따라서는 (사내변호사의 의뢰인-변호사 비밀유지권이)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 선에서 규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천하람(33·변호사시험 1회)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실무를 고려하면 국가기관이 의뢰인과 변호사의 컴퓨터·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의뢰인이 변호사와 상담하는 회의실에 CCTV를 설치하거나 감청을 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며 "선진국 수사기관은 변호사와 의뢰인이 주고받은 메일을 발견하면 일단 제쳐두지만, 한국 수사기관은 반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언론에 보도되는 대형로펌 압수수색보다 심각한 사례가 더 많이 존재하고, 주체도 검경 뿐만 아니라 국세청·금감원 등으로 다양하다"며 "변호사 뿐만이 아닌 국민에 대한 권리침해에 해당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지난 4일 '국가기관과 수사기관이 변호사와 피조사자 사이의 상담 내용을 증거로 제출할 것을 압박하고 진술을 유도하는 등 심각한 비밀유지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변협은 4월 회원 23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었다. 외국에는 의뢰인이 변호사와 비밀리에 주고받은 의사교환 등을 비밀로서 보호하는 제도가 정착돼 있다. 미국은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Duty of Confidentiality)와 별개로 '변호사-의뢰인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도 인정하고 있다. 영국은 변호사 특권(Legal Professional Privilege)을 보통법에서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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