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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동의’의 행정조사… 위법 소지 크다

현직판사, 공동학술대회서 주장
조사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폭 넓은 감독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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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법학회와 대법원 헌법연구회가 지난 15일 서초동 대법원청사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한 법관과 교수들이 한웅희(가운데) 수원지법 판사의 주제발표, '행정조사와 영장주의'를 경청하고 있다.

  

'공무원 휴대전화 감찰'과 같은 행정조사는 위법 소지가 크다는 현직 판사의 주장이 나왔다.

 

조사대상자의 형식적인 동의만으로는 법률유보원칙과 영장주의를 교묘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행정조사는 행정기관이 정보·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하는 활동으로 감찰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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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희(36·사법연수원 40기·사진) 수원지법 판사는 최근 '행정조사에 대한 헌법적 관점에서의 사법적 통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공법학회(회장 김대환)와 대법원 헌법연구회(회장 김시철)의 공동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 판사는 "행정조사에서 당사자의 동의는 형식적인 동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행정조사기관은 조사대상자에 대해 1회성 법 위반사항 외에도 평소 폭넓은 감독권을 가지고 있어 통상적으로 1회성 수사권만 가진 수사기관에 비해 조사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로 설정될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조사는 형사수사보다 덜 엄격한 절차적 보장이 이뤄지는 조사절차인데도 행정조사의 결과물들이 형사수사절차에서 사실상 그대로 사용된다"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행정조사절차를 통해 더 용이하게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행정기관은 법령 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한다"며 "그럼에도 최근에 이르기까지 체포·구속·압수·수색의 실질을 띤 행정조사가 당사자의 동의라는 미명하에 법률상 근거가 없음에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의’ 미명으로 영장주의 등

교묘히 빠져 나가

 

이어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1항에 따르면 다른 목적 등을 위해 행정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예외 영역이 너무 넓고 위반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당사자의 동의를 근거로 체포·구속·압수·수색의 성격을 띤 행정조사가 적법하다고 보는 것은 법률유보원칙과 영장주의를 동시에 잠탈(潛脫)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조사를 바탕으로 수집된 자료가 형사수사의 증거자료로 활용된다면 행정조사라고 하더라도 헌법 및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적 규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행정조사기본법에 체포·구속·압수·수색의 근거규정을 추가하는 방법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형사소송법상

절차적 규율 받을 필요 있다

 

앞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2017년 11월 언론에 기밀을 유출한 외교부 간부를 색출하겠다며 공무원 10여명의 휴대전화를 걷어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조사했었다.

 

청와대는 불법 감찰 논란이 커지자 "감찰받은 공무원들이 동의서를 쓰고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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