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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배’ 인정기준 완화 후 징벌금 비율 줄었다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주최 국제세미나 초청
로드니 길스트랩 텍사스 동부 연방지법원장 분석

미국 연방대법원이 특허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인정기준을 완화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판사들이 손해배상 인정액에서 징벌적 성격의 비율을 낮추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미국 특허법 제284조가 정한 상한선인 3배까지 배상금을 정했다면 2016년 대법원 판결 이후에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협회장 최정열)는 27일 역삼동 포스코 P&S타워에서 'IP 소송에서의 손해배상과 전문가 활용'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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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니 길스트랩(맨 왼쪽) 텍사스 동부 연방지법원장이 27일 국제세미나에서 '특허소송에서 고의적 침해와 손해배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로드니 길스트랩 텍사스 동부 연방지법원장은 '특허소송에서 고의적 침해와 손해배상'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지난 2016년 미국 대법원이 특허침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판단기준을 완화하는 판결(Halo Electronics Inc. v. Pulse Electronics Inc.)을 내린 뒤 3년 간 미국 법정 안팎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통계는 아직 없지만, 실제로 제소된 사건 수는 늘어나는 반면 손배액 자체는 낮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6년 특허침해 인정 여부의 기준을 '명백하고 확신할 만한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에서 '상당히 우세한 증거(preponderance of the evidence)'로 완화하는 판결을 했다. 

 

제소 사건 수는 늘어도

손배액 자체는 감소추세


길스트랩 원장은 "앞서 침해가 심각한 최악의 사례만 재판까지 이어진 반면 인정 요건 완화 이후에는 배심원 재판까지 나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법원이 더 많은 시간을 심리에 투자하게 되고, 법관은 배상액 증액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사전에 걸러지지 않고) 고의적 침해로 판결할 수 있는 사건 수가 늘어나면서 개인이나 기업이 자신의 고의성을 법관이나 배심원 앞에서 심사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심원의 판단과 판사의 증액 판단 여부 및 범위는 미지수인데도, 제소가 배심원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허소송의 불확실성이 대폭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서 재판의 개시를 막는 것이 주효했다면, 이제는 변호사가 재판에서 적절한 증거를 제출하며 변론을 펼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미국에는 대개 소송비용을 승소자라도 자기가 부담하는데, 특허소송에서만큼은 패소 측에 큰 소송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전했다.

 

이제는 변호사의

적절한 증거제출·변론이 중요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Eastern District Cout of Texas) 판사들과 IP 소송 전문 외국 변호사들은 세미나에서 미국 특허소송의 특징과 현황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AT&T, Dell, BMC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州)는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이 있어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7월 9일 고의적 특허침해에 대해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개정 특허법이 처음 시행된다. 유사한 내용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각 개별법에 잇따라 도입되면서 생소한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법조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국제 세미나에는 한국 판사·변호사·변리사 등 국내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 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7월부터 한국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고 전문가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지식재산권 소송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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