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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수사권 조정안, 민주적 원칙에 부합 안 돼”

文검찰총장, 기자회견서 고강도 비판

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16일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신속처리대상법안(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패스트 트랙을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법안들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잘못된 처방"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는 양복 재킷을 벗어 흔들며 "옷을 흔드는 것은 어디냐"며 정치권력을 겨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엉뚱한 부분에 손을 댄 것", "틀 자체가 틀렸다"는 등 어조도 매우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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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칙은 정치적 논리가 아니다"라며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프랑스 혁명 이후의 민주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제도가 도입된 것은 어느 기관도 형사사법절차에서 전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러한 민주적 원리의 예외가 한국 검찰의 직접수사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어떻게 축소할 것인지 또 어떻게 통제를 강화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수사권 조정안은 오히려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경찰에도 인정하고 그나마 있는 통제장치(수사지휘)까지 없애려는 것이어서 잘못된 처방이라는 것이다. 문 총장은 이런 수사권 조정이 실현되면 국민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양복 재킷 벗어 흔들며

“옷을 흔드는 곳은 어디냐”

 

그는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무소불위 권능을 경찰까지 확대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공백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지난 14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제시한 보완 내용도 적절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이 비난받는 이유는 직접수사에 착수하고 결론까지 내렸기 때문"이라면서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해 그러한 권능을 가진 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통제를 강화해 문제를 방지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소를 잃어버린 뒤 외양간을 잘 고쳐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朴법무장관의 보완방안 제시에도

“적절하지 않다”

 

문 총장은 최근 박 장관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외국 사례로 이야기하는 건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그런 식이면 검찰은 입 닫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 사례도, 외국 사례도 말 못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문 총장은 '정부안의 틀이 바뀌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히 제가 문제 제기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진행될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문 총장은 간담회 말미에 "이번 간담회가 재임기간 중 마지막이 아닐까, 마지막이 되길 바라고 있다"며 "오랫동안 논쟁을 이어온 수사권 조정 과제를 더 이상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새로 바뀐 제도에서 주어진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게 개인적 소망이었으나, 그 소망조차 이루지 못한 것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임기 말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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