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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6. 의료법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비용청구는 사기죄
'채뇨거부' 마약혐의자, 압수수색 영장으로 강제채뇨는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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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판례]


1. 의료사고 책임 있는 병원의 치료비 청구사건(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7다288115 판결)
(1) 사건개요

A는 B병원의 과실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법원은 A가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A의 기대여명기간이 4.43년으로 추정된다는 전제에서 B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1차 의료소송). A가 위 4.43년을 넘어 생존하여, A측은 B병원을 상대로 추가 손해배상을 구하면서, 향후 개호비는 우리나라 평균여성의 평균여명 종료일까지의 비용을 구한 반면, 향후치료비는 감정결과 인정된 A의 기대여명 상한선인 8.4년 동안의 비용만을 구하였는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2차 의료소송). A가 위 8.4년 또한 넘어 생존하여, A측은 재차 B병원을 상대로 추가 손해배상을 구하였는데, 법원은 A측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면서도, 향후치료비 등 부분은 2차 의료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3차 의료소송).

이후 B병원은 3차 의료소송 종료 후에도 A측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A측을 상대로 진료비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탓으로 오히려 환자의 신체기능이 회복불가능하게 손상되었고, 또 손상 이후에는 후유증세의 치유 또는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하는 정도의 치료만이 계속되어 온 것뿐이라면 의사의 치료행위는 진료채무의 본지에 따른 것이 되지 못하거나 손해전보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에 불과하여 병원 측으로서는 환자에 대하여 수술비와 치료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환자가 특정 시점 이후에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치료비를 종전 소송에서 충분히 청구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를 청구하였더라면 적극적 손해의 일부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졌을 것임에도 환자가 종전 소송에서 해당 향후치료비 청구를 누락한 결과, 환자가 이를 별도의 소송에서 청구하는 것이 종전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환자가 종전 소송에서 해당 청구를 누락한 것이 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평석

병원의 귀책사유로 인해 장애가 발생한 환자에 대하여 병원에서 그 후유증세의 치유 또는 악화를 방지하는 정도의 치료만을 계속하여 온 경우라면 환자 측이 병원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면서 향후치료비 중 일부에 대한 청구를 누락하여 향후치료비 청구권 부분에 대한 기판력이 발생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병원이 환자 측을 상대로 보존적 치료에 대한 진료비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에 현저히 반하는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의 결론은 지극히 타당하다.


2. 환자의 증상에 따른 적정한 진단의 필요성 (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다244491 판결)
(1) 사건개요

원고는 발열, 복통 등을 증상으로 동네병원을 내원하여 처방받았음에도 잠을 자다가 땀을 흘리며 우는 등 증상을 보이고, 깨우려 해도 일어나지 못하고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원고의 부모는 원고를 데리고 A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 내원 당시 원고의 체온은 정상이었다.

A대학교병원 의료진은 추체외로증상, 뇌수막염 의증, 뇌염 의증으로 진단하고, 원고가 열이 나자 해열제 등을 주사하였다. 다음 날 의료진은 원고가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이자 뇌 척수액 검사를 시행한 다음, 뇌염 치료를 위한 약물을 처방하였고, 뇌염 의증, 급성 파종성 뇌 척수염 의증으로 진단하였다. A대학교병원이 다음날 실시한 검사에서 뇌병변이 인지되고 뇌 척수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독되었다. 원고는 치료를 계속 받았으나, 뇌병변 후유증으로 장애가 남았다.

(2) 판결요지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과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를 토대로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과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다.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 그 과정에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의사가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 윤리, 의학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A대학교병원을 내원하였을 당시에는 원고에게 뇌염 환자의 주요증상인 발열이 없었으므로 의료진이 뇌염 검사를 하지 않고 추체외로증상을 치료한 것을 두고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원고에게 발열 증상이 다시 나타난 이후엔 원고의 기존 증상을 종합하여 뇌염 가능성을 인지하기에 충분하였음에도 곧바로 뇌염에 대한 감별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취지의 원심판단은 지극히 타당하다.

(3) 평석

생각건대, 뇌염과 같이 응급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후유장애를 동반하는 질병과 상대적으로 응급치료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여타 질병에 대한 의심이 동시에 드는 경우에는 응급치료의 필요성이 더 높은 질병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진단을 실시하는 것이 의료진에게 요구되어지는 주의의무라고 할 것이고, 대상판결은 이러한 취지를 다시한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겠다.


3.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선 불성실한 진료의 기준(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10562 판결)
(1) 사건개요

A는 오심, 구토 증상으로 1차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구토치료제인 멕소롱을 투여 받고 귀가하였다가, 다음날 4시 32분 1차 내원 때와 같은 증상으로 B병원 응급실에 2차로 내원하였다. 멕소롱 추가 투여조치 등에도 A는 같은 날 5시 50분부터 의사를 뚜렷하게 표현하지 못한 채 호흡 곤란과 복통을 호소하여, B병원 의료진은 A에 대한 집중 관찰을 실시하였다.

응급실 당직의사는 같은 날 7시 45분 A의 혼수상태를 보고받고 뇌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후 A는 사망하였다.

(2) 판결요지

의료진은 의료행위의 속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의료진이 환자의 기대에 반하여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 다만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배상을 명할 수 있다. 이때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하였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3) 평석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61402 판결에서 대법원은 위 (2)항 기재와 같은 법리를 설시한 이래 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실제 사안에서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초과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바는 없고, 대상판결 또한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A의 상태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일 정도로 악화되었음에도 간호사는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다가 A가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야 응급실 당직의에게 보고하였다. 간호사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초과한 주의의무 위반이라고까지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가 즉각 의사에게 A의 상태를 보고하였더라면 A가 의사로부터 시기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는 점까지 부인하기는 어려우므로 A가 상실하게 된 치료기회에 대한 법적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형사 판례]
1. 사무장 병원과 각종 보험 (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7도17699 판결)
(1) 사건개요

비의료인인 A는 부정한 방법으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의 설립등기를 하고, 한의사를 고용하여, 진료실을 구비하고는 위 의료생활협동조합의 명의로 ‘B한의원’을 개설하였다.

A는 B한의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는 요양급여비용 명목의 돈을, 보험사들로부터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비용 명목의 돈을 각 교부받고, 환자들에게 진료사실증명 등을 발급해주었다.

(2) 판결요지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만을 요양기관으로 건강보험제도 내에 편입시킨 다음(제42조), 요양기관이 직접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44조 제1항, 제47조 제1항),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피해자로 하여금 보험회사 등에 대해 보험금 등을 자기에게 직접 지급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제10조 제1항 전단), 그 중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해당하는 금액은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같은 항 후단). 설령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보험회사 등에 그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하여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상법 제737조, 제739조의2, 제739조의3의 규정과 실손의료보험이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한 의료비 상당의 손해를 보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을 종합해 보면, 실손의료보험에서도 보험수익자만이 보험회사에 대해 실손의료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보험수익자에게 진료사실증명 등을 발급해 주었다 하더라도, 곧바로 보험회사에 대한 사기죄의 기망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3) 평석

대상판결은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무자격자의 청구로서 위 공단의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는 기망행위라는 기존 대법원 입장을 유지하는 반면,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의료기관이 비의료인에 의해 개설되었다는 사실은 보험금 지급에 영향이 없다는 전제 하에 비의료인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의 보험금 지급청구 등은 기망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최초로 설시하였다.

대상판결 중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 부분에 대한 판단은 거래 일방의 자격흠결 묵비가 있다고 하여 무조건 기망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타당하다. 다만 자격 없는 요양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수급을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한 국민건강보험 부분에 대한 판단은 입법자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에 의한 요양급여비용의 수급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법에 요양급여비용의 환수에 관한 규정만을 두었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이 부분에 관한 대상판결의 판단에는 다소간 의문이 든다.


2. 사망한 환자에 대한 의료인의 비밀누설금지의무(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
(1) 사건개요

의사인 A는 B를 상대로 위장관 유착박리 수술을 하였다. A가 위 수술 후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B는 사망하였다. 그 후 A는 인터넷 게시판에 B의 위 수술 사실, B의 수술·마취 동의서, B의 수술부위 장기 사진과 간호일지, B가 과거 내장비만으로 지방흡입 수술을 한 사실과 당시 체중, BMI 등 개인 정보를 임의로 게시하였다.

(2) 판결요지

구 의료법(2016년 5월 29일 법률 제14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19조에서 누설을 금지하고 있는 ‘다른 사람의 비밀’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비밀영역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이러한 보호의 필요성은 환자가 나중에 사망하더라도 소멸하지 않는다. 형벌법규 해석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 의료법의 입법취지, 구 의료법 제19조의 문언·내용·체계·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의료법 제19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는 생존하는 개인 이외에 이미 사망한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3) 평석

환자의 과거 병력 및 진료기록 등 의료와 관련된 개인정보(이하 ‘의료개인정보’라 한다)는 여러 가지 개인정보들 중에서도 매우 민감하고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정보이다. 환자는 의료인이 자신의 의료개인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누설하지 않을 것을 믿음으로써 의료인에게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증세 등을 진술하고 시기적절하고 유효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의 사후에 환자의 의료개인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의료법상 규정된 의료인의 비밀누설금지의무의 존재의의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더불어 의료개인정보 중 유전병력 등 정보는 사망한 환자 개인 뿐 아니라 생존해 있는 환자의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이다.


3. 강제채뇨사건(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6219 판결)
(1) 사건개요

검사는 A가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관하여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는데, 위 영장의 ‘압수할 물건’란에는 ‘A의 소변 30cc’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경찰관은 A에게 위 영장을 제시하고 주거지를 수색하여 주사기 4개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소변과 모발의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A는 완강하게 거부하였다. 경찰관은 A를 3시간가량 설득하였으나, A가 거부하며 자해를 하자 수갑과 포승을 채운 뒤 B의료원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A가 B의료원 응급실에서도 소변의 임의 제출을 거부하자, 경찰관은 응급구조사로 하여금 A의 소변을 채취하도록 하여 이를 압수하였고, 소변 검사결과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2) 판결요지

강제채뇨는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범죄가 중대한지, 소변성분 분석을 통해서 범죄 혐의를 밝힐 수 있는지, 범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피의자의 신체에서 소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채뇨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는 증명이 곤란한지 등을 고려하여 범죄 수사를 위해서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의사, 간호사, 그 밖의 숙련된 의료인 등으로 하여금 소변 채취에 적합한 의료장비와 시설을 갖춘 곳에서 피의자의 신체와 건강을 해칠 위험이 적고 피의자의 굴욕감 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소변을 채취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의 소변을 채취하는 것은 법원으로부터 감정허가장을 받아 형사소송법 제221조의4 제1항, 제173조 제1항에서 정한 ‘감정에 필요한 처분’으로 할 수 있지만,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제1항, 제109조에 따른 압수·수색의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

(3) 평석

대상판결은 수사상 필요에 의한 강제채뇨의 요건, 절차, 방법, 장소 등을 제시한 최초의 판결이다. 위 판결은 그동안 실무와 학계에서 꾸준하게 논의되어 왔던 강제채뇨 문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대상판결에서는 강제채뇨를 직접 실시할 자격을 갖춘 자로 의사, 간호사, 그 밖의 숙련된 의료인 등을 제시하였는데, 강제채뇨를 실시할 때 발생하는 상해의 위험 정도와 피의자가 느끼는 수치감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제채뇨를 실시할 자의 자격을 더욱 구체적·제한적으로 제시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행정 판례]
1. 여러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과 인접한 약국의 개설(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4두1178 판결)
(1) 사건개요

약사인 A는 의원 4곳이 입주한 4층 건물과 같은 울타리 내에 있는 단층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B군수에게 개설등록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B군수는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인 경우(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에 해당하거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같은 항 제3호)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위 개설등록을 받아주지 아니하였다.

(2) 판결요지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약국을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같은 항 제3호)’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해당 약국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그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3) 평석

대상판결은 여러 의료기관이 들어서 있는 건물에 인접한 약국의 개설을 금지하려면 대상 약국이 여러 의료기관 중 어느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인지 특정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A가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단층 건물이 여러 의료기관이 위치한 4층 건물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약국개설등록거부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파기하였다.

약사법상의 약국개설등록이 기속행위인 점 및 헌법상 보장된 영업의 자유 등을 고려하여 보면 약국개설등록 거부사유를 규정한 약사법 규정은 그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자세가 요구되므로, 그와 같은 논지에 서있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헌법재판소 결정]
1.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사업 분담금 부과처분(헌법재판소 2018. 4. 26. 선고 2015헌가13 결정)
(1) 사건개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은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사업(이하 ‘이 사건 보상사업’이라 한다)의 재원 마련을 위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46조 제3항, 제4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 등에 따라 의사인 제청신청인들에게 분담금 부과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위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에 관한 기준, 분담금의 상한이나 산정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은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판결요지

보상이 필요한 의료사고인지, 보상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 그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 등은 당시의 의료사고 현황이나 관련자들의 비용부담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으로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의 문언과 이 사건 보상사업의 목적을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에는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같은 법 제46조 제2항이 국가로 하여금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분담할 비율 또한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금액에 따라 달라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도 볼 수 없다.

(3) 평석

산부인과 분만 과정에서는 다른 의료 영역에 비해 불가항력적 의료사고가 상대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그로 인한 분쟁 과정 속에서 의료진과 산모 측 모두 고통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사건 보상사업으로 보건의료기관도 의료분쟁을 조기에 종결지어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제공받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분담금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분담비율을 정하는 것은 고도로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분담비율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 자체가 법률유보원칙 또는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로 인한 손실 일부를 보건의료기관이 부담하게 함은 과실책임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법률에서 적어도 위 보상사업의 재원 중 보건의료기관이 부담하여야 할 분담비율의 상한만이라도 정하여 놓음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론이라 생각한다.


김재춘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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