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오신환 논란' 속 '강제 사보임' 권한쟁의사건 과거 헌재 결정 다시 주목

오 의원, 文국회의장 상대로 '사보임' 권한쟁의심판·가처분… 한국당도 가세
헌재, 2003년 김홍신 의원 사건 때 "국회의장의 의사정리권한의 일환"
"국회법 제48조 6항 신설되기 전 결정" 지적도… 논란 이어질 듯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처리를 위해 합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안에 대해 반대하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강제로 사보임(辭補任·상임위 이동)되면서 과거 이와 관련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간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내린 헌법재판소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헌재는 당론으로 추진되던 건강보험 재정분리에 반대하다 강제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보임된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사건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김 의원의 청구를 2003년 10월 기각한 바 있다. 

 

11.jpg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시 헌재 결정은 국회법 제48조 6항이 시행되기 전의 사례이기 때문에 오 의원 사건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법 제48조 6항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5일 바른미래당이 국회 의사과에 제출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가운데 오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한다'는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허가했다. 

 

상임위 구성상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여야 4당 소속 위원 중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가결 정족수가 무너진다.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공수처 설치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불가능하지만, 오 의원이 채 의원으로 교체됨에 따라 패스트트랙 지정이 가능해진 셈이다. 앞서 오 의원은 당의 분열을 막고 소신을 지키기 위해 소속 정당인 바른미래당 등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을 SNS에 밝힌 바 있다.

 

오 의원은 당의 사보임 결정이 불법이라고 반발하며 이날 곧바로 헌재에 문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강제 사보임에 대한 효력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2019헌라1).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2019헌라2).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114명 전원 이름으로 오 의원 사보임을 허가한 문 의장의 행위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며 "문 의장의 오 의원 사보임 허가 처분은 명백히 국회법 제48조 6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말했다. 

 

오 의원 등 패스트트랙안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한국당은 국회법 제48조 6항 등을 이유로 강제 사보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 의원 등은 임시회 회기 중에는 사보임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강제 사보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의원 자신이 사보임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단서 조항에 해당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임시회기 중에도 사보임이 있었기 때문에 강제 사보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안팎에서 논란이 지속되면서 과거 헌재의 강제 사보임 관련 결정도 새삼 주목 받고 있다.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 사건이다. 한나라당은 2001년 12월 당시 보건복지위 소속이던 김 의원을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던 박혁규 의원과 서로 맞바꾸는 내용의 사보임 요청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고 그대로 허가됐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권한쟁의심판을 냈다. 

 

헌재는 당시 "국회의원의 국민대표성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도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정당기속 내지는 교섭단체의 결정(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활동을 한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으나 '정당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당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소속 국회의원을 당해 교섭단체의 필요에 따라 다른 상임위원회로 전임(사보임)하는 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내부의 사실상 강제'의 범위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이 국회의 의사(議事)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상임위원회의 구성원인 위원의 선임 및 개선에 있어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고 그의 '요청'에 응하는 것은 국회운영에 있어 본질적인 요소"라며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청구인(김 전 의원)이 소속된 한나라당 '교섭단체대표의원의 요청'을 서면으로 받고 이 사건 사보임 행위를 한 것이므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사보임 행위는 청구인이 소속된 정당내부의 사실상 강제에 터 잡아 교섭단체대표의원이 상임위원회 사보임 요청을 하고 이에 따라 이른바 의사정리권한의 일환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시 권성 헌법재판관은 권한침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권 재판관은 당시 "본인이 계속 위원회에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면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대로 '의원이 기업체 또는 단체의 임·직원 등 다른 직을 겸하게 되어 그 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상임위원회의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는 것이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나 기타 '그 위원회와 관련해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위원회에서 사임시킬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변호사

기자가 쓴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