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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대 노동력 착취 사건에 소멸시효 적용은 위헌" 헌법소원

유승희 변호사 "소멸시효 적용은 가해자의 이득을 용인하는 것"

10년 넘게 노동착취를 당한 지적장애인들이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사건에 민법상 소멸시효 10년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8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멸시효를 다루는 민법 제162조 1항, 제166조 1항, 근로기준법 제49조가 장애인학대 사건으로 인한 청구에도 적용된다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적장애 2급인 황모(65)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충남 당진의 한 과자공장에 맡겨졌는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공장에서 15년간 일하면서도 임금을 한푼도 받지 못 했다. 공장주는 모자의 장애인 연금도 빼돌렸다. 황씨 모자는 2016년 10월 신고를 받고 찾아온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직원들에 의해 구출됐고, 공장주는 근로기준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황씨 모자는 15년간 못 받은 임금과 연금액 등 각각 3억8700여만원과 3억56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3월 민법상 소멸시효기간 10년을 적용해 2008년 1월 이전의 임금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또 지적장애로 노동력의 60%만 인정해 총 1억5600여만원, 1억3700여만원만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황씨 모자의 민사소송과 헌법소원을 대리한 유승희(36·변호사시험 6회)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피해장애인이 가해자에게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행사하여야 하는지 등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며 "그럼에도 장애인학대사건의 민사상 손해배상 재판은 길게는 10년, 짧게는 3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해 피해장애인들의 권리구제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학대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가해자가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것을 우리 사회가 재판을 통해 용인하는 것"이라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학대사건은 한 사람의 일생을 다른 누군가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노예로 전락하게 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장애인학대사건에 일반적인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기간이 적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을 담아 이번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