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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前대통령 연희동 사저 왜 쉽게 낙찰 안 될까

경매 아닌 공매… 낙찰 후 별도 명도소송 제기해야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회수를 위해 연희동 사저에 대한 공매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거듭 유찰되면서 공매가만 떨어지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연희동 사저를 둘러싼 법적 공방에다 공매의 특성까지 고려할 때 낙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진행된 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5차 공매가 유찰됐다. 입찰자로 나선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공매 대상은 연희동 95-4 등 토지 4개 필지와 주택·건물 2개 등 모두 6건이다. 이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102억3286만원에 달했으나 유찰이 거듭되면서 공매 시작가가 반토막이 됐다. 이번 5차 공매는 최초 감정가보다 40억원 넘게 떨어진 61억3971만원에 시작됐다. 6차 공매는 18~20일 진행되는데, 시작가는 51억1643만원이다.

 

전문가들은 거듭된 유찰의 이유로 공매의 특성을 꼽는다. 공매는 경매와 달리 해당 부동산의 점유자로부터 부동산을 인도 받는 절차, 즉 명도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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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前대통령 연희동 사저

 

경매는 민사집행법을 근거로 일반 사인간 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법원에서 이뤄지는 강제집행절차를 말한다. 공매는 국세징수법을 근거로 세금 미납 등 공적인 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가기관 등이 압류한 재산을 처분하는 절차다. 

 

그런데 공매는 경매와 달리 인도명령이 불가능하다. 경매에는 낙찰자의 부동산 강제집행(인도집행)을 간소화하기 위한 인도명령제도가 있으나 공매에는 없다. 따라서 공매의 경우 점유자와 합의가 되지 않을 때에는 점유자를 상대로 낙찰자가 별도의 명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명도소송은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되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하거나 대법원까지 올라갈 경우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렵다. 

 

명도소송 통상 6개월~1년

대법원 가면 기약 못해

 

경매와 마찬가지로 공매 낙찰자 대부분도 은행 대출을 받아 낙찰대금을 납부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공매로 연희동 사저를 낙찰 받더라도 점유자인 전 전 대통령 측이 못 나가겠다고 버티면 장기간의 소송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집행을 해야 하는데 최악의 경우 집행관을 동원,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를 집에서 끌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어 여러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공매 신청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희동 사저동의 등기부상 소유자가 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부인인 이 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일명 전두환 추징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는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해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낙찰자가 승소하더라도

前대통령을 내쫓기에 부담

 

하지만 등기부등본상 연희동 토지 취득 시기는 1969년이고 건물 보존등기는 1987년에 이뤄졌다. 토지 취득 시기가 12·12사태 등 전 전 대통령의 내란목적살인 등의 범행시기보다 훨씬 앞서있기 때문에 이를 범죄로 인한 수익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추징금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 사건 공판에서 입장을 약간 수정했다.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에 따른 추징이 아니라 연희동 사저는 차명재산으로 본래 전 전 대통령의 소유이기 때문에 추징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세운 것이다. 검찰은 이 여사가 연희동 땅을 취득할 때 아무런 소득이 없었고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도 자택 전체 실소유자가 전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실소유자가 전 전 대통령이니 추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법조계,

“검찰의 공매신청 자체가 잘못”

지적도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사저가 자신의 재산이 아니라며 서울행정법원에 공매 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추징이 가능할 것 같지 않다"면서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책임은 법원이 지게 되니 검찰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변호사도 "이런 물건을 공매로 내놓는 경우는 처음 봤다"면서 "사안이 복잡할 뿐 아니라 부대조건을 보니 제반사항 및 손해 등은 모두 낙찰자 책임으로 돼 있는데 이런 물건을 누가 구매할까 싶다"고 말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