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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8주년 특집

[창간 68주년 특집] 법무사들이 유튜브로 간 까닭은?

서민 돕는 활약상 드라마로… 대국민 이미지 개선

121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활법률 전문가로 활약해 온 법무사들이 모바일·디지털 시대를 맞아 유튜브 동영상 플랫폼을 무대로 대국민 소통을 확대해 주목된다. 법률서비스 소비자인 국민, 특히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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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단편 드라마 '아빠의 선물'에서 서선진(오른쪽)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있다. 서 법무사는 자신이 맡은 사건을 재구성한 이 드라마에 법무사 역할로 직접 출연했다.


◇ 법무사 활약상 스토리텔링…유튜브서 화제 = '취뽀(취업달성)'에 성공해 서울에 자리잡은 이성화(가명)씨는 대구에 두고 온 홀어머니 손미숙(가명)씨가 늘 마음에 걸렸다. 고아로 자란 손씨는 식당에서 허드렛일 등을 하며 딸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쳤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읽고 쓸 줄 모르는 문맹인데다 무적자여서 일상생활에서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출생을 증명할 수 없어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손씨는 간단한 법률행위를 하는데도 자주 곤경에 처했고, 핸드폰 사용부터 주택임대차까지 다른 사람이나 딸의 명의를 빌려야했다. 심지어 지난 2016년까지 딸과 법적인 모녀관계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단편 드라마 '엄마의 이름(My mother's name)'의 도입부다. 이 드라마는 이들 모녀가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 손씨의 출생을 증명할 '사실확인원'을 작성해 대구가정법원에서 성본창설허가결정과 가족관계등록창설허가결정을 받는 과정을 감동적인 영상으로 다루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협회장 최영승)가 실제 이 사건을 맡은 법무사와 함께 제작했다. 법률전문자격사 단체가 제작한 영상으로는 이례적으로 17만3000여회에 달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업계 입지 좁아져 위기감 고조…

“서민의 법률조력자” 홍보


후속편 격인 '아빠의 선물(My father's gift)'도 유튜브에서 11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빠의 선물'은 설동근(가명)씨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 드라마다. 설씨는 여섯 살 딸 유리(가명)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홀어머니의 병원비와 카드빚을 갚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낮에는 회사일을,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빚을 갚았지만 과도한 채무 탓에 통신비를 내지 못해 핸드폰 발신마저 정지되는 상황에 빠졌다. 딸 유리의 생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빚을 갚기 무섭게 대출금이 은행잔고에서 빠져나가는 탓에 딸의 생일선물마저 살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 드라마는 설씨가 법무사의 조력과 변제계획서를 바탕으로 법원에서 개인회생개시결정문을 받은 뒤, 매달 20만원씩 빚을 갚아가며 가정과 일상의 행복을 지키고 있다고 전한다. 역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 말미에는 당시 사건을 수임했던 서선진(서울중앙회) 법무사도 출연한다. 

 

대한법무사협회 관계자는 "사람들은 일방적인 설명이나 설파보다 가슴으로 감동을 느낄 때 오히려 호감을 갖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며 "국민들이 법무사 홍보영상이 아닌 가슴 따뜻한 드라마 한편으로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사는 국민의 친구라고 거듭 말하는 대신 왜 소중한 친구인지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맹의 무적자 돕기 ‘엄마의 이름’ 인기 폭발

… 17만여 조회


◇ 미국 중간선거서도 디지털 스토리텔링 주목 = 이 같은 영상물을 미디어 업계에서는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라고 부른다. 대체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홍보하는 일반적인 광고와는 달리 영화나 드라마에 중심 메시지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 기업·단체의 철학·이념·정체성 등을 간접적으로 노출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콘텐츠를 보고 감명을 받거나 흥미를 가진 대중이 이를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전파·확산 효과도 크다. 이때문에 브랜디드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한우를 예로 들면 광고는 타깃 구매층을 상대로 고기의 맛과 품질 등을 직접 강조하지만, 브랜디드 콘텐츠는 한우가 자라는 과정 또는 유통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가족끼리 한우를 맛있게 나눠먹는 드라마를 보여준다. 특히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대중이 콘텐츠를 광고가 아닌 재미있는 콘텐츠로 인식하기 때문에 홍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고 이미지가 투영되는 효과가 발생해 오래 기억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개인회생제도 이용

서민 부담 덜어주는 역할 알리는 영상도


특히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스토리텔링은 기성 단체와 기업 등이 동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통로로 여겨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와 공유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 핸드폰 대중화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30대 미만 세대)와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출생해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의 유튜브 이용률은 한국에서도 TV·라디오·신문 등 기성매체 이용률을 넘어선 지 오래다.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이 같은 선거홍보방식이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후보들이 과거에는 30초짜리 TV 광고를 통해 자신과 공약을 유권자에게 소개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직접 출연하는 미니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서 유권자의 호감을 유도하는 선거전략 등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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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대 맞춤형·디지털 친화형 콘텐츠 개발에 박차 = 대한법무사협회 등 법무사단체는 다양한 형식과 스토리를 발굴하기 위해 현직 법무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누구나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현장의 법무사. 그곳에서 만나다'는 현직 법무사의 업무현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콘텐츠다. '부동산등기, 안전하게 하고 계신가요?' 편에서는 카메라가 부동산 등기 전문가인 정정훈(경기중앙회) 법무사의 하루 일과를 조명하면서, 부동산 거래에서 법무사가 직접 부동산 거래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

 

모바일 기술 등 발달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세계적 확대 추세


정 법무사는 "대부분 국민들에게 집 한 채는 전 재산이어서 사고가 발생하면 가족의 인생이 날아간다"며 "집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제거해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부동산 등기제도와 핵심 전문가인 법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은 부동산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가 잘못되면 매수자 등이 불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거래 당사자의 의사와 본인여부를 확인해 거래 위험성을 낮추고, 등기 신뢰성을 높이는 절차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써 법무사가 바로 옆에 있는 법률조력자임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콘텐츠도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창업꿀팁'은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모아 법무사가 직접 대답하는 'How to Do' 형식의 콘텐츠다. 

 

정선우(서울중앙회) 법무사는 "실제로 법무사사무소에 방문해 창업방법에 대한 법적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법인설립의 장점 및 주의사항 △동업 시 꼭 알아야 할 상법 등 관련법령 △세금절감 및 기타유의사항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다양한 형식·스토리 발굴…

신세대 겨냥한 콘텐츠 개발 박차

 

'막장드라마에 나오는 순간들'은 젊은층에게 친숙한 콩트 형식으로 △개명 △상속 △친자확인 등 법무사가 다루는 일상생활 속 법률이슈를 다룬다. 시민 인터뷰 형식의 '내가 만난 법무사'에서는 어려운 법률문제를 법무사와 함께 해결했던 각계각층 의뢰인들이 출연해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화와 법무사의 가치를 직접 전한다.

 

법무사들과 국민들은 이 같은 콘텐츠를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카카오TV·네이버TV·빙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는 최근 경기도 등과 제휴를 맺고 경기도 소재 택시와 버스에 부착된 스크린에서 영상 콘텐츠들을 방송해 승객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 법무사는 "다양한 채널과 수단을 통해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법무사업계의 활로도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특히 젊은층과 더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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