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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성희롱 당했다는 소문 있던데"… 부하직원에 묻는 것도 "2차 가해"

후배 여경에 성희롱 피해사실 묻고 소문 전달한 상관 '강등' 정당

성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부하직원에게 피해사실을 묻거나 소문을 전달하는 것도 '2차 가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한 상관을 강등시킨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양현주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2018누397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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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16년 7월 같은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는 후배 여경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되자, 당사자에게 사실 여부를 물으면서 "빨리 종식되지 않으면 꼬리표가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서 피해 여경을 부정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소문을 전달하고, 감찰조사를 받았는지 추궁하며 제보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A씨는 이같은 행동이 문제가 돼 징계에 회부됐고, 소속 경찰청 징계위원회는 A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면서 그에게 해임 처분을 통보했다. 이후 A씨는 소청심사를 통해 강등 처분으로 감경을 받았지만,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A씨에게는 평균인은 물론 다른 경찰 공무원에 비해서도 높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 요구된다"며 "A씨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계급이 낮은 20대 여성 경찰관에게 성폭력에 관련된 2차적 가해행위에 해당하는 발언을 반복해 비난 가능성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 성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성 비위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 등을 실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주장과 같이 피해 경찰에게 조언을 하려거나 소문을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진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사회 통념상 상대방에게 심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을 경미한 과실에 의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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