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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법원

소송구조변호사 보수 10년 넘게 ‘동결’

일반 변호사 보수의 3분의 1 내지 10분의 1 수준
노력에 비해 너무 낮아 부실한 법률서비스 우려
"효율적 제도 운영 위해 보수 현실화" 한 목소리

법원이 소송구조변호사에게 지급하는 보수가 턱없이 낮아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구조변호사들이 받는 보수는 일반 민사사건의 경우 시중 변호사 보수의 3분의 1 내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소송구조변호사보수는 10년 이상 동결됐기 때문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보수가 지나치게 낮으면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따라서 구조제도의 실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보수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송구조제도는 소송비용을 댈 경제력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 등에게 변호사 보수 등 재판에 필요한 비용을 법원이 당사자 신청이나 직권으로 납입을 유예 또는 면제시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송구조변호사는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에 따라 △민사소송구조변호사와 △개인파산·면책 및 개인회생사건의 소송구조변호사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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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송구조변호사들이 받는 보수는 쥐꼬리 수준이다. '민사소송구조변호사'의 경우 기본 보수액이 심급마다 100만원이다. 이행권고결정이나 지급명령, 자백 판결, 자백간주 판결 또는 무변론 판결로 완결된 사건의 기본 보수액은 절반인 50만원에 불과하다. '개인회생·파산·면책사건 소송구조변호사'의 보수는 개인파산 및 면책 사건은 24만원, 개인회생 사건은 42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변호사업계에 형성된 통상 수임료 수준과도 매우 동떨어진 것이다. 실제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건당 약 200만~300만원, 민사사건은 소송당 300만~500만원 수준에 시장가격이 형성돼있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나는 셈이다.

 

서초동의 한 개인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시장가격과 소송구조변호사 보수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건당 30여만원에 불과한 (개인회생·파산) 구조사건만 맡아서는 사무실 비용도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이 이렇다보니 소송구조를 맡는 변호사들은 그 사건을 수입원으로 생각하기보다 봉사 차원이나 자신의 이름을 관련 사건 분야에 홍보하는데 활용하는 용도로만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인회생·파산 사건 소송구조변호사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1인당 월 평균 소송구조 사건 수임 건수는 9건으로 이에 대한 보수로 총 270여만원 정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변호사가 서초동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무실임대료(관리비포함)와 사무장 등 직원 월급, 각종 공과금과 식대, 유류비 및 교통비 등 매월 1000만원 안팎의 고정비용이 들어가는데, 소송구조 사건을 맡았다간 기회비용 등을 고려할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현재의 소송구조변호사 보수가 이미 10여년 전에 책정된 금액인데다, 물가상승률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요지부동이라는 점도 문제다. 민사소송구조변호사 제도는 2002년 처음 시행돼 2007년 10월까지 보수로 70만원만 지급했다. 2007년 11월 100만원으로 인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개인회생·파산·면책사건 소송구조변호사 제도는 2005년 12월 시행됐는데 2008년 8월 현재와 같은 금액으로 책정된 이후 변함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간과 기회 비용, 전문성 등 소송구조변호사들이 들이는 노력을 감안할 때 보수가 지나치게 낮아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그러한 서비스를 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변호사는 "간단히 도장만 찍어도 될 사건이면 건당 24만~42만원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조금만 복잡해져도 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며 "변호사 입장에서는 (그 돈을 받고) 2~3시간만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곧바로 오버차지가 되기 때문에 기피를 하거나 맡게 되더라도 일반 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명감을 갖고 소송구조 업무에 매진하는 변호사들도 많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변호사들이 그와 같이 모든 소송구조 사건에 정성을 쏟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누구나 고도의 전문화된 법률 조력을 받길 원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변호사로부터 제대로 된 조력을 받을 권리는 보장 받아야 한다"며 "소송구조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소송구조 보수를 인상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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