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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0년 성과와 과제

[로스쿨 10년 성과와 과제] ① 법조인 1만명 배출

만연하던 '법조 카르텔' 해소… 다양한 이력 법조인 배출

2009년 '고시', '사법시험'으로 대표되던 기존 법률가 선발 제도의 총제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법률가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도입한 로스쿨 제도가 10년째를 맞았다. 지난 10년간 로스쿨은 1만884명의 신(新) 법조인을 배출하며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한편 다양한 인재를 교육·양성해 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입학정원 대비 75%로 사실상 고정된 변호사시험 합격률 탓에 수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시 올인(All-In)' 현상을 초래해 로스쿨 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보는 로스쿨 개원 10년을 맞아 로스쿨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 '교육을 통한 다양하고 실력있는 법조인 양성'이라는 제도 취지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점을 무엇인지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②커리큘럼 개선
③백년대계를 위해


2009년 3월 문을 연 로스쿨은 지금까지 1만884명의 법조인을 배출했다. 7회에 걸쳐 시행된 변호사시험을 통해 새로운 법조인들이 배출되면서 다양한 학부 전공과 사회 경험을 살려 로펌은 물론 기업 등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전공의 법조인 양성… 법조카르텔 해소에도 한몫= 로스쿨 도입으로 다양한 이력을 가진 법률가들이 배출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육성은 물론 '사법연수원 기수', '출신대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이른바 법조카르텔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존 사법시험에서 매년 25% 정도에 불과했던 비(非)법학 전공자 합격률이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시험에서는 50%선으로 치솟았다. 올해 치러진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599명 가운데에도 비법학 전공자가 전체의 50.78%에 해당하는 812명에 이른다. 해상전문변호사를 꿈꾸는 항해사 출신 변호사부터 약사 자격증을 가진 의료 분야 사내변호사, 의료정책 전문가를 꿈꾸는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 방위산업 전문가를 목표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사관 출신 변호사, 국회의원 비서관 경험을 살려 입법컨설팅 전문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 탈북민 구출사업을 하며 쌓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변호사 등 저마다 자신의 전공과 기존 사회 경험을 살려 다양한 직역에 진출한 새로운 법조인들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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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매년 1500여명씩 배출되면서 전체 변호사 숫자도 크게 늘어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9612명에 머물던 우리나라 전체 개업 변호사 수는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1만9640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기업 사내변호사도 급증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사내변호사로 겸직허가(영리법인)또는 겸직신고(비영리법인)한 변호사의 수가 2342명, 사내변호사를 사유로 휴업신고를 한 변호사 수가 252명으로 총 2594명에 달한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연구소·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는 4일 발표한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 연구보고서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변호사 배출 수 증가에 따른 법률서비스 시장 경쟁 심화로 과당경쟁에 따른 일부 부작용도 발생했지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종래 변호사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던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해 법치주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출신끼리는 법정에서 상대측 대리인으로 만나도 기수에 따라 서로 대우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로스쿨 변호사는 숫자도 많고 누가 어느 로스쿨 출신인지, 변호사시험 몇 회 출신인지 알기 어려워 서로 변호사 대 변호사라는 대등한 의식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출신들이 더 늘면 선후배로 얽히고 섥혀 있다는 오해를 받는 법조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 이른바 법조카르텔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확실히 예전보다 비법학 전공 출신 변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하지만 초기에 비해 최근에는 다양한 전공보다는 어린 경영학과 출신이 많아져 당초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다양한 법조인 양성 위해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해야=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들에게 이전 법과대학 교육보다 전문화되고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해 더 많은 양질의 변호사들을 배출함으로써 법조계의 문턱을 낮추고 법률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로스쿨의 공교육적인 측면을 더욱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로스쿨 재학생들이 변호사시험 합격 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좁아져 가는 합격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 과목 위주의 학습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자신만의 전문성이나 특성을 살리는 진짜 경쟁력을 갖추는 일에는 투자할 시간이나 심리적 여유조차 점점 사라져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불필요하게 어렵고 경쟁적인 변호사시험에 있다"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 도입 취지처럼 교육이 다원화·특성화 되려면 일정 수준의 합격률이 담보되어야 한다"며 "합격률이 낮으면 다양한 특성을 살려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지도록 노력하기보다 시험 합격에 급급하게 될 수 밖에 없어 스페셜 리스트를 키우기는커녕 기존과 같이 일반적인 변호사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고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결국 사법시험 시대와 비교해 다원화된 사회에 맞는 다양한 변호사를 양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를 달성할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로스쿨의 본고장인 미국만 봐도 현재의 변호사시험이 얼마나 기형적인 것인지 알 수 있다"며 "정상적으로 로스쿨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면 대부분 통과할 수 있는 자격시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력 없는 변호사를 양산해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의 비판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동료 법조인을 너무 얕잡아 보는 시각"이라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시험 통과만 어렵게 하면 실력 있는 변호사가 배출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냐"며 "로스쿨 학사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운영해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 실력 배양에는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의 한 로스쿨의 교수는 "로스쿨 수와 정원은 줄이고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기존 로스쿨 간 통폐합을 하고 소규모 로스쿨끼리 묶어 강의와 학점을 교류하는 연합제휴 형태로 교육을 내실화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했다.


<박수연·이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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