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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전국법관대표회의 "헌법적 가치 수호" 선언

상설화 이후 첫 회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 철저조사 촉구
법관 전보인사 제도·권역법관제 시행 문제 등 중점 논의
金대법원장 "사법행정의 동반자로 사법개혁 동참 기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9일 대법원 규칙에 따라 법적근거를 가진 이후 첫 회의를 열어 사법의 본질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 가치를 수호함에 있다는 점을 선언하고 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또 법관의 의사에 기초한 장기근무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날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제1차 회의를 갖고 '좋은재판과 법관전보인사-권역법관제도'에 관한 사항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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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대표들은 이날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으로부터 인사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같이 의결했다. 법관대표들은 △법관의 전보인사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법관의 의사에 기초한 장기근무제도가 시행되어야 하며 △법관의 전보인사는 법관이 좋은 재판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관 전보인사 기준은 사전에 공개돼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 확정돼야 하며, 수직적·일방적·밀행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대법원은 장기근무제도를 통해 법관 전보인사를 최소화하고, 사법행정권의 중앙집중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며, 좋은 재판을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권역법관제도(판사가 한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는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공개하고 일선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대표회의는 또 사법부 현안을 논의한 뒤 '국민의 법원에 대한 권리와 사법부의 책임에 관한 선언'도 발표했다. 대표회의는 이를 통해 △사법의 본질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함에 있으며 △모든 국민은 재판을 받을 때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따라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으며, 법관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한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른바 전관예우나 공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했다. 또 △법관들은 국민의 권리보호요구에 언제나 정성으로 대응해야 하며, 사법행정은 일선 법관들이 소송당사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재판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시설을 지원하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권 남용이 법관독립 침해 뿐 아니라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기존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축구하며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최기상(49·사법연수원 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의장에, 최한돈(53·28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선출일부터 다음 법관 정기인사일까지이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의장에 선출된 최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 평소 사법행정의 민주화 등을 강조해왔다. 최 부장판사는 "올해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민사 소액·단독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맡게 되면서 그분들의 절실함을 느끼게 됐다"며 "사법본연의 역할에 가까운 사건들에 정성들여 좋은 재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와중에 전국법관대표회의 일원이 되고 의장으로까지 일하게 됐다. 대표회의가 사법행정의 수평적 선진화를 도모하고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행사를 제대로 견제·감시하되 그 과정에서 결국은 국민들께 도움이 되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부의장에 선출된 최한돈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모두 지냈다. 최한돈 부장판사는 지난해 임시로 만들어진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를 위한 현안조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최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부하자 사직서를 제출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은 이날 직접 회의장을 찾아 격려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이 국민이 기대하고 원하는 '좋은 법원'으로 거듭나는데 있어, 전국의 법관들을 민주적으로 대표하는 이 회의가 가지는 의미가 참으로 중대하다"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본연의 기능을 다함으로써 사법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데 모으고, 사법행정의 실질적인 동반자가 돼 사법제도 개혁의 힘든 여정에 동참하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되는 의견이나 법관사회 외부의 의견도 경청하는 유연한 자세를 잃지 않고, 성숙하고 열린 자세로 회의에 임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들의 이익만을 과도하게 대변하는 단체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사회 일각의 시각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그간 대법원장이 독점해오던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한 사항에 의견을 건의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사법행정 담당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필요한 설명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선언문 전문.

 

국민의 법원에 대한 권리와 사법부의 책임에 관한 선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사법의 본질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함에 있다.
2. 모든 국민은 재판을 받음에 있어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라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으며, 법관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한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른바 전관예우나 공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경계하여야 한다.
3. 법관들은 국민의 권리보호요구에 언제나 정성으로 대응하여야 하고, 사법행정은 일선 법관들이 소송당사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재판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시설을 지원하여야 한다.
4.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권 남용이 법관독립 침해 뿐 아니라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기존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축구하며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위하여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좋은 재판과 법관전보인사/권역법관제도

1. 법관의 전보인사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법관의 의사에 기초한 장기근무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2. 법관의 전보인사는 법관이 좋은 재판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법관의 전보인사 기준은 사전에 공개하여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 확정되어야 하며, 수직적·일방적·밀행적으로 운영되어서는 아니된다.
3. 대법원은 장기근무제도를 통하여 법관의 전보인사를 최소화하고, 사법행정권의 중앙집중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며, 좋은 재판을 제공하기 위하여 이른바 권역법관제도(한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는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추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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