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신임법원장에게 듣는다

[신임법원장에게 듣는다] “국제사법교류 중심축 역할로”… 성낙송 사법연수원장

1407789.jpg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아 돌풍을 일으켰던 박항서 감독이 저와 나이는 동갑이지만 외당숙이라서 '아재'라고 부릅니다. 아재가 베트남에서 축구 한류를 일으킨 것처럼 사법연수원이 사법 한류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예정입니다."


13일 취임 한 달을 맞는 성낙송(60·사법연수원 14기) 사법연수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법연수원의 법관연수 및 로스쿨 지원 강화와 국제사법교류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성 원장은 "2020년 1월 마지막 49기 사법연수생들이 수습을 마치는 그날까지 흐트러짐 없이 최상의 실무교육을 제공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연수생 수습이 종료되면 사법연수원의 역할은 법관연수와 로스쿨 지원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법관연수가 지식과 정보 제공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법관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자기 재판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법관 상호간에 연대의식을 고취시키는 협동작업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고 연수원을 수료한 1~47기 선배들을 초청하는 '홈 커밍데이' 행사도 마련했으면 하는데 교수들이 잘 따라 줄지는 모르겠다(웃음)"고 말했다. 

 

사법연수원은 2015년부터 전국 25개 로스쿨에 교수 11명을 출강시키며 재판실무강의를 지원하고 있다. 제주대 로스쿨은 지역적 위치 등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사법연수원 등 교수 경험이 있는 제주지법 부장판사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사법연수원 교수들이 로스쿨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2학기에 형사재판실무 강의를,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1학기에 민사재판실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며 "사법연수원은 미래 법조인인 로스쿨생들에게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소양은 물론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함양케 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 원장은 앞으로 사법연수원이 국제사법교류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법연수원은 2005년부터 대법원·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과 연계해 외국법관 연수를 담당하고 있다"며 "그동안 국제사법협력센터를 통해 베트남 사법아카데미 역량강화사업 지원, 중국 국가법관학원과 MOU 체결 등 외국법조계와 활발하게 교류함으로써 국제사법협력 사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국제사법협력사업의 추진으로 다른 국가에 우라나라 사법시스템을 원조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사법체계를 널리 확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사법연수원의 값진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국내 로스쿨은 물론 영미권을 포함한 각국 법조계에 널리 전수해 '케이 코트(K-Court)'사법 한류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한편 새내기 법조인들의 취업 한파와 관련한 우려도 나타냈다. 올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47기 연수생의 취업률은 현재 62% 정도로 5명 중 2명 정도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성 원장은 "변호사 증가에 따른 취업난 심화와 정부부처별 채용권한 축소, 고용변호사의 지위 불안 등으로 올해 수료한 47기뿐만 아니라 내년 수료할 48기의 경우에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과 기업 등을 초청해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종합적인 취업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법조인의 수요가 확대되려면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해 6월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변호사 1364명 가운데 57.5%인 784명이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실무연수를 사법연수원에서 실시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났다. 성 원장은 사법시험 시대 예비법조인 실무교육 요람으로 톡톡한 역할을 했던 사법연수원의 축척된 교육 노하우와 커리큘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그는 "현행 변호사법에 의하면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연수는 대한변협이 주관하고 법무법인, 법무법인(유한), 법무조합, 법률사무소 등에 연수를 위탁할 수 있다"며 "법원은 연수기관에서 제외돼 있어 현행법상으로는 사법연수원이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직무연수를 직접 담당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국회가 적절한 정책 결정을 한다면 법조인 양성기관으로서 사법연수원만큼 능력을 갖춘 곳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미투(MeToo) 운동'이 일고 있는데, 사법연수원도 성폭력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성 원장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 2회에 걸쳐 사법연수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기성 법관에 대해서는 경력별 연수에서 매년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성희롱·성폭력 등과 관련한 불편함이나 애로사항을 주저 없이 상담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양성평등전담법관과 성희롱 고충상담원을 두고 있고 효율적 활용을 위한 안내와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저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하기 전까지는 피해자들이 '성폭력은 살인과 같다'고 말할 때 그 아픔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재판을 한 것 같다"며 "자기가 가진 능력과 지위를 가지고 상대방을 '을(乙)'로 취급하는 남성들이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1월에는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 있는 법원도서관이 사법연수원으로 옮긴다. 현재 사법연수원 건물 중 9~10층은 사법정책연구원이 사용하고 있고, 법원도서관이 입주할 사법연수원 본관동 1층과 8층, A 강의동 1~3층, 도서관동 1~3층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성 원장은 "2020년 사법연수생 수습 기능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법연수원 건물은 유휴 공간 없이 전부 활용된다"며 "사법부에서 교육·정책·출판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한곳에 모이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법관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열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에 들어가면 당사자들의 애환을 듣게 되는데 자신의 논리와 기준으로 심판하는 마음으로 대할 때는 당사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며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어주는 열린 마음을 가진다면 더욱 넓고 깊게 당사자를 이해하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톡
  • 카카오톡
  • 관련 법조인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