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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

獨법원 "지자체, 낡은 디젤차 운행금지 가능" 첫 판결

"빠른 대기질 개선 위한 적절한 조치"… 환경단체 손 들어줘

독일 연방행정법원이 대기오염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디젤 자동차에 대해 시와 주 등 지방자치단체 당국이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첫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독일 시 당국은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디젤차 운행을 강제로 중지시킬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이 대기오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각) 현지언론에 따르면 라이프치히 연방행정법원은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에 있는 환경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 당국이 대기오염이 심각한 특정 기간에 자체적으로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할 권한이 있다고 판결했다.

 

환경단체인 독일환경행동(DUH)은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 등 두 시 당국이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소해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두 도시가 각각 주도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정부는 지자체가 운행 금지를 부과할 권한이 있는지 놓고 상소해 라이프치히에 있는 연방행정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렸다.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는 유럽연합(EU)이 규정한 대기오염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독일의 70여개 지방자치단체에 속한다. 이번 판결로 대기오염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독일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치히 연방행정법원은 모든 디젤차의 운행 금지가 적법하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 시 당국이 대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 규제와 관계없이 적절하고 균형잡힌 디젤차 운행금지 규제를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디젤차 소유주가 (시 당국의 운행금지 조치 등에 따른) 차량 가격 하락을 용인해야 할 것이며 이를 이유로 당국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디젤차를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자영업자 등 일부 시민에 대해서는 시 당국이 중지 조치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럽연합이 정한 가장 최근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인 '유로-6' 충족 차량은 운행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있는 디젤차 1500만여대 중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270만대에 불과하다.

 

판결 이후 일부 시는 대기오염도가 특별하게 높은 날 특정 도로에 한해 디젤차를 금지시키는 방안 등을 이미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다른 도시들도 이번 판결에 따라 법적 걸림돌이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로 언제든 운행금지 조치를 도입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운전자 수백만 명을 비롯해 자동차 업계에도 큰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디젤차량 판매 하락과 배기가스 저감 장치 장착 등에 따른 부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판결에 대해 "독일의 모든 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과 향후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국은 현재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는 2024년부터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전면 금지한다. 이스라엘도 최근 203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영국도 지난해 7월 2040년부터 화석연료 차량의 국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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