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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서울고검 청사 임태규 作 'Untitled'

흑백 대비 배경위의 앙상한 나뭇가지엔 절절한 애절함이…


서초동 서울고검청사 3층 엘리베이터 맞은편에는 임태규 작가의 'Untitled'(무제)가 걸려있다.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과 나무 등의 재료를 사용해 만든 작품(180cmx90cm)이다. 흡사 밤과 낮을 연상시키는 검고 흰 배경이 나란히 맞붙어 강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들 배경 위로는 여기저기서 모여든 작은 나뭇가지들이 다시 커다란 나뭇가지를 이루며 뻗어나가고 있다.

임 작가는 캔버스나 한지 위에 염료를 스며들듯이 배경으로 처리한 다음 나뭇가지 등 자연재료를 부착하는 방식을 작품에 도입했다. 나뭇가지, 식물, 꽃, 나뭇잎 등이 그의 작품 속에서 현실감 있게 재창조돼 등장한다. 임 작가의 작품은 자연에 관한 사유를 내포하고 있다. 동양화의 문인화를 보는 듯한 화면은 애잔하면서도 잔잔한 자연의 속삭임을 들려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아련한 감상에 빠져들게 한다. 속절없이 흐르는 계절의 애상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도 느끼게 한다. 임 작가는 어느 날 자신의 집 앞마당에 떨어진 마른 나뭇가지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 같은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평론가는 그의 작품에 대해 "가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의 개화와 낙화를 함께 했었다. 마른 가지는 화려했던 잎의 성장(盛粧)이, 꽃의 난만(爛漫)함이 그립다. 그는 나뭇가지의 그리움을 곳곳 꽃눈으로 대신한다. 곧 가지 여기저기 시리도록 화려한 개화가 시작되리라"며 "각자의 가지는 서로 연계돼 녹음 깊은 무성한 나무를, 쇠락한 가을의 상실감을, 꽁꽁 얼은 겨울의 먹먹한 긴장을 담아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 작가는 'Untitled'란 이름이 붙은 이 작품과 같이 자신의 다른 작품들에도 제목을 붙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각자의 감상에 자칫 제목이 방해를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라고 한다.

임 작가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프랑스 파리8대학 조형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 유학 시절 파리에서 두차례 개인전을 연 뒤 귀국해 문예진흥원미술회관·문화일보갤러리, 원화랑, 갤러리원, 희수갤러리 등 9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8년 '한국 현대미술의 검증과 모색v-드로잉의 재발견'전, 2008년 '평론가 선정 현대작가 55인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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