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법조광장)국민의 안보불안만 가중시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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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27일 한반도 위기에 관한 토론회에서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말에 전적인 동감을 표시하면서,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고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특보는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동해안 공해상을 북한 쪽으로 근접비행한 데 대하여 우려를 표하고,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때문에 우리나라가 샌드위치가 됐다고도 했다. 주어를 빼고 내용만 보면 북한 외무상의 발언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 외교부장도 북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공언해 온 마당에 이런 말을 했을 리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을 대변하는 듯한 문 특보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문 특보를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국무위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엄중 경고를 받고 사과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일촉즉발의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방장관의 말꼬리를 잡아 주의를 주고 기존의 안보정책을 근본부터 흔들어대는 문 특보의 언동에 대하여는 수수방관하는 청와대의 입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

‘자유는 무료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있듯이 한 국가에 있어서 자유와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시민들이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자에 대하여 피의 항쟁을 할 각오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얻어진다는 것, 이념을 달리하는 적대국과의 평화는 상대방의 침략행위에 대하여 그 이상으로 응징할 무기와 정신자세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교훈이기도 하다. 북한정권은 해방 이후 한반도 적화통일의 목표를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고, 그 목적달성을 위하여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온 결과 이제는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유엔과 미국, 유럽 등 우방국들은 물론 중국까지 나서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 특보의 언행은 북한 정권을 고무하는 효과 외에 우리에게는 백해무익할 뿐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여 ‘힘의 균형’에 의한 한반도 평화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하여 담보되고 있다. 그런데 문 특보와 그 동조자들은 한미동맹을 희생시켜서라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언뜻 듣기에는 그럴 듯해 보인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전쟁의 참화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북한 김정은이 서울을 단숨에 깔고 앉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한미동맹에 균열이 가는 순간 북한의 군사적 모험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헌법상 국가를 보위하고 영토를 보전할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문 특보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국가안보와 한미동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여 더 이상의 적전분열을 막기 바란다.

 

윤남근 교수(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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