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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응원가 ‘저작권 침해’… 법정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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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프로야구가 후반기로 접어들며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즌 초부터 문제가 됐던 각 구단 응원가를 둘러싼 저작권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법적 진통을 겪고 있다. 팬들에게 친숙한 응원가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 구단들이 원저작권자와 협상하고 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응원가를 교체하거나 무단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에 원곡 작곡가들은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어 사태가 커지고 있다.

 

각 구단 응원가는 지금까지 통상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원곡을 편곡하거나 개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는 저작권법이 보호하고 있는 '저작인격권' 침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저작권법은 크게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보호하고 있는데, 그 동안 각 구단들은 저작재산권에 대해서만 3000여만원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왔다.

저작재산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갖는 재산적인 권리를 뜻하는 말로, 보통 남에게 저작물을 이용하도록 허락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갖는 정신적·인격적 이익을 법률로써 보호받는 권리로, 여기에는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응원가와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동일성유지권이다. 동일성유지권은 저작자가 자신이 작성한 저작물이 어떠한 형태로 이용되더라도 처음에 작성한 대로 유지되도록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저작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이용자로부터 저작물의 내용을 변경당하지 않을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저작권법 제13조는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의 내용·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구장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응원가는 대부분 원곡을 편곡·개사한 방식이기 때문에 원곡의 동일성을 훼손하고 저작인격권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법적 논란이 일자 각 구단들은 올 시즌 시작 전 문제가 된 응원가의 저작권자와 사용에 관한 협의를 통해 저작권료를 부담하거나, 협의가 어려운 경우 응원가를 교체했다. 예컨대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honey honey'를 개사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두산 베어스 민병헌 선수의 응원가는 창작곡으로 교체됐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메인 테마곡 리듬을 따온 한화 이글스 정근우 선수의 응원가 역시 저작권료를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교체됐다. 넥센 히어로즈는 기존에 사용하던 응원가 27곡 가운데 1곡을 제외한 26곡 모두를 교체해 팬들이 거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각 구단의 노력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가수 박현빈의 노래 '앗 뜨거'의 작곡가인 김모씨는 최근 두산이 자신의 동의 없이 3년 간 노래를 개사해 응원가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의 항의로 두산은 응원가 사용을 중단했지만 그 동안 이용에 대한 보상을 두고 양측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락밴드 '더크로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원곡 작곡가와 작사가 등 30여명은 현재 8개 구단을 상대로 집단소송까지 준비중이어서 이 문제가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프로야구 흥행에 공을 세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응원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관련 문제의 해결을 각 구단 책임에만 맡기지 말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나서 조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선웅(46·사법연수원 29기) 프로야구 선수협회 사무국장은 "각 구단이 응원가 사용을 두고 원저작권자와 협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KBO가 대표로 협상에 나서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원저작권자의 이해관계를 모두 만족시키기엔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작인격권자들도 시장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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