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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강남구청역 'BRCD'

붐비는 전철역사 내 느긋한 식사… 여유가 있어 '색다른 맛'


봄이다. 경기도 분당 인근에 사는 이들은 자전거 또는 도보로 탄천을 따라 한강까지 거닐 수 있는 호사를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봄기운에 탄천을 따라 상쾌하게 운동을 시작했다가 한강변에 다다르면 어느새 커진 강과 많은 사람들에 압도당해 나도 모르게 떠밀리듯 전투적으로 운동을 하게 된다. 그러다 다시 한강을 타고 돌아올 때는 탄천에 들어오는 초입 무렵이 되면 마음은 어느새 느슨해진다.

매일 아침에 출근할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분당선 지하철에 타올랐다가 2호선, 3호선, 7호선, 또는 9호선으로 갈아타면 강요되듯 일터의 긴장모드로 바뀐다. 마찬가지로 저녁에 퇴근할 때는 분당선으로 갈아타면 이제 왠지 집에 다 온 것처럼 긴장이 풀리고 피곤함으로 노곤해진다.
내가 오늘 소개할 맛집 강남구청역 BRCD는 한강에서 탄천으로 돌아올 때의 느슨함, 퇴근시 분당선으로 갈아탔을 때의 노곤함,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장소다. 지하철내 식당하면 좁고 붐비고 왠지 정신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강남구청역 지하철 역사안에 위치한 BRCD는 그런 선입견과는 정반대의 기분을 가져다준다.
 

BRCD, 'Bread is Ready, Coffee is Done'의 약자로 말 그대로 입구에는 빵이 배치되어 있고 커피주문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강남구청역 BRCD의 장점은 매장 안쪽에 넓게 위치한 식사공간이다. 여유있게 배치된 공간에 드문드문 있는 손님들, 그리고 통유리를 통해 7호선과 분당선의 교차점인 강남구청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전망.

분당선을 통해 집으로 가는 이들이 저녁식사를 느슨하고 여유있게 하고 싶다면 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사안에 있어 분당선과 한 몸인 강남구청역 BRCD를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딱딱한 격식을 갖추어야 할 사람만 아니라면 누구와도 편한 장소다. 이미 2/3쯤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 나를 편하게 해주고 대화를 즐겁해 줄 것이다. 아니면 혼자여도 좋다.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해도 좋고, 생각에 잡혀도 좋다. 지하철 역사를 내려다보다 보면 그냥 살아온 날들의 기분과 감정이 스치고 또 살아가고픈 날들의 감상이 떠오른다.

메뉴는 수제햄버거, 파스타, 피자 등이 있다. 세트메뉴를 시키면 빵이 나오는데 풍부한 하얀색이 인상적이고 씹히는 느낌이 제법이다. '올리브갈릭아라비아따'(사진 위)라는 명칭의 해산물마늘파스타도 내 입맛에 맞았다. 매콤하면서도 그렇게 맵지않은 면발이 입에 감겨 즐겨 찾곤 한다. 고르곤졸라 피자(사진 아래), 까르보나라 파스타도 기대대로의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르기 힘들 때 선택하기 좋은 메뉴다. 양은 매우 푸짐하다. 2명이 가게 된다면 각자 파스타를 시키고 피자를 주문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강남구청역 BRCD, 다시 당부하지만 여기는 요리가 메인요리가 아니다. 메인요리는 주문도 서비스도 하지 않았는데 내 몸이 알아서 받아들이는 느슨함과 여유다.

조성호 (41·변시1회) 변호사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