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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깨어있어야 한다

최현진 법무사 (서울남부회)

며칠 전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내가 탄 택시가 강변북로에서 갑자기 차로 3개를 넘었다. 깜짝 놀랐다. 졸음운전이었다. 죄송하다며 조심하겠노라고 말하는 택시기사의 말투와 표정에서는 여전히 피곤함이 가득했다. 너무 불안하였다. 강변북로 한 복판에서 내릴 수도 없고… 도착할 때 까지 30여분 내내 가슴을 졸였다. 그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그 택시기사가 그렇게 피곤한 상황에서 운전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손님을 태웠다면 손님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무능이든 실수이든.

개업하고 한 달 남짓 되었을 무렵, 답변서를 작성해 준 의뢰인이 있었다. 그는 매우 점잖았고 내게 호의적이었기에 나도 그가 마음에 들었다. 소송에서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답변서를 작성해 주었다. 몇 개월 후 그가 다시 찾아왔다. 답변서에 '피고'라고 써야 할 것을 '원고'라고 썼노라고 했다. 답변서를 확인해보니 과연 그랬다. 나의 오타였다. 그 오타때문에 소송의 승패가 달라질 리는 없는 것이었지만 그는 나의 오타를 원망하는 눈빛이었다. 당황하여 판결문을 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논리였다. 나는 실수도 했고 나아가 무능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나를 보는 그의 눈빛에서는 나에 대한 불신이 잔뜩 묻어났고 나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때의 나는 졸며 운전한 택시기사와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 그날 이후 실수하지 않기 위해 작성한 서면을 몇 번씩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고 무능하지 않기 위해 수시로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법무사도 손님을 대하는 직업이다. 비록 사소해 보여도 의뢰인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건일 터, 법무사는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서 의뢰인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무능이든 실수든. 그래서 법무사는 일에 관한 한 늘 깨어있어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