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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호회] 율촌 꽃꽂이동호회 ‘율리’

꽃향기 맡으며 작품에 몰입… 마음 힐링 '절로'

법무법인 율촌 꽃꽂이동호회 '율리'는 매달 한 번 사내 '까페 여울'에서 모임을 가진다. 필자인 서경희(사진 맨 오른쪽)변호사를 비롯한 회원들이 강사로부터 꽃꽂이 방법을 설명듣고 있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책상에 앉아 PC로 문서를 작업하는 업무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 역시 매일같이 문서 작업만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재주가 없어 망설이던 중 우연히 선배의 권유로 원데이 클래스로 꽃바구니를 만들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로서는 꽃꽂이라 하면 왠지 섬세하게 조각된 테이블 위에 올려진 화기와 함께, 한가롭고 이쁜 여자만 할 거라는 선입견이 들어, 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요.

막상 만들어 보니, 손재주가 딱히 필요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식물을 만지고 향을 맡으며 손을 움직이는 시간동안 치유받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때의 기분을 잊지 못해 주말 틈틈이 꽃을 배우다 보니 회사 동료들과도 함께 하고 싶었으나, 작업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그저 마음 속에 품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율촌인을 위한 카페가 생겼고,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저녁시간 카페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로 "율리"라는 꽃꽂이 동호회 모집공고를 냈습니다. 지금 변호사, 직원들을 포함한 60여명의 회원이 있고, 한달에 한 번 시간이 되는 회원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율리 회원들이 재료도 마음껏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접했으면 싶어 조금은 특이한 경력의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저희 선생님은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기업 사내 강의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꽃을 소재로 한 감성과 창의력 수업을 해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꽃 작업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선생님께서 작품을 통해 만든 사람의 성향이나 개성등을 설명해주시다 보니, 율촌의 어르신이신 소순무 변호사님부터, 20대 신입 직원까지 함께 웃으며 격의 없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머리로는 어떻게 구성해야 내가 원하는 색감과 모양이 나올까를 고민하면서 눈으로 색을 보고 코로는 꽃과 잎, 줄기의 향을 맡으며 여러 모양과 색의 꽃과 가지들을 배열하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머릿속에 쌓였던 먼지들이 꽃 바람에 깨끗하게 씻겨나간 느낌과 만든 작품을 집에 들고 갑니다.

조금 배워봤다는 것만으로 회장을 맡아 커리큘럼 등을 짜다 보니 버겁기도 하지만, 회원들로부터 회사 입사 후 율리에 가입한 것이 가장 행복한 선택이었다, 자신이 이런 걸 직접 만들 수 있어서 뿌듯하다, 삭막한 회사 생활에서 단비를 만난 것 같아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지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덧 우리들은 이메일과 문서 작성, 인터넷 서핑 SNS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오로지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감싸안고 위로할 수 있어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과 감성을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꽃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스스로를 치유할 시간을 선물할 뿐 아니라, 사랑과 존경을 담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보는 게 어떨까요.


서경희 변호사(37·사법연수원 36기)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