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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조세전문 변호사 고성춘과 함께하는 세금 이야기2'

고성춘 변호사(서울회)

국세청에 법무과장으로 변호사 최초로 들어가 세법을 접한 지 벌써 13년이 되었다. 국세청에서 5년, 나와서 8년째다. 감사원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거의 15년 동안 돈에 관련된 일만 하였다. 감사원에서는 금융기관 감사를 하였고 국세청에서는 법무과장으로 일하였다.

국세청에서 5년 동안 일하다보니 느낀 것이 있다. 국세를 부과함에 있어서는 관행보다 원칙이, 심증보다는 물증이, 주관보다는 법리가, 규제보다는 구제가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모세혈관 곳곳에 법리마인드가 퍼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와 같이 세법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세법을 알고 싶으면 이해가 될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예규모음집이나 개설서가 아닌 실전에 막바로 적용될 수 있는 사례집이 없다 보니 세법을 알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많은 사건을 대하면서 그때마다 글로 써왔던 것을 7년 전 국세기본법과 상속세및증여세법을 사례연구로 조세법 상권과 하권을 교과서로 출간하였다. 실무에서 사건화가 되지 않는 부문은 과감히 생략하고, 실무에서 문제되는 쟁점만을 가지고 사례를 정리하였다. 바로 이 점이 이 책만의 노하우일 것이다. 지금은 조세형사법도 출간되었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그리고 부가가치세법 사례연구는 원고로만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대중들이 세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세금이야기 시리즈 2'까지 출판되었다.

이 책에는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례도 있고, 황당하고 분개할 만한 사례도 있다. 돈에 관련된 사람들의 다양한 행태를 접하게끔 하였다. 이게 다 사람의 심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돈과 이익이 걸려 있으면 사람들의 행태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돈 앞에는 가진 자와 없는 자만 있다는 말이 있다. 돈 앞에는 가치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의미이다. 영화 '베테랑'을 보면 돈에 쉽게 굴복해선 안 될 사람들이 돈 앞에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상 현실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세금이야기 시리즈에 있는 글들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사건들이 대다수다. 시간이 지난 지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던 사건들을 꺼내어 계속 글로 쓴 이유는 내가 느꼈던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돈에 관련된 일들은 결국 세금을 벗어나지 못하게 돼 있다. 책에 있는 글들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지 내 일이 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러니 납세자가 착각을 하고 있다면 착각하지 않기를,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제도가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제도가 개선되길 바랄 뿐이다.

규제에서 획 하나만 빼면 구제가 된다. 그러나 규제는 쉽고 구제는 어렵다. 돈도 버는 것은 본능이지만 쓰는 것은 어렵다.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예술가가 되었으면 하는 순진한 마음을 가져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