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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스마트

'비대면 세계'에서 사람 만나기

전응준 변호사 (법무법인 유미)

인터넷이 일상생활을 지배하면서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나와 온라인에 존재하는 내가 서로 분리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면하여야 어떤 일이 풀리지만, 온라인에서는 대면접촉은 후순위이고 원칙적으로 비대면의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비대면적인 생활은 현실세계의 본인과는 다른, 가공된 매혹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생활은 폐인에 가깝지만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글은 매우 단정한 형태로 작성하는 예를 우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돌이켜 보면, 과거 PC통신 시절에서부터 현실세계와 온라인세계의 괴리가 발생했던 것 같다. 동호회 게시판, 채팅 등에서 매혹적인 수사를 구사했던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별도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PC통신의 세계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의 간극을 메꾸어 주었던 것은 바로 동호회 정모(정기모임)였다. 직접 만나면 온라인상의 2차적인 이미지를 넘어서 본래의 모습에 다가갈 수 있었고 실제 만남을 통하여 최종적인 호불호를 판단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떻게 보면, 온라인 활동은 만남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사회는 사회전반에 걸쳐 인터넷 등을 이용한 비대면 접촉의 범위를 계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예컨대 최근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도 기본적 비대면으로 금융거래의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은행을 한번만 방문하면 그 후로는 인터넷상으로 거의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한데, 향후에는 단 한 번의 은행방문도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도래할지 모르겠다. 이러한 비대면의 거래는 편리함과 함께 위험성을 수반한다. 특히 금융거래의 경우 온전히 온라인으로만 절차가 구성되는 것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전자정부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비대면의 세계에서도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무목적의 관계에서도 모든 것을 온라인화 하는 것은 도리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비대면 접촉의 증가가 개인과 사회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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