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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서초동 '비노 테라스’

예약 손님만 받아 '원테이블' 방식 모든 정성 기울여


2009년 초, 서초동에서 개업하기로 마음을 먹고 개업할 장소를 찾아 다니다가 구삼풍주유소 뒷편 조용한 골목길가 11층 건물의 꼭대기에 있는 이 곳에 처음 발길이 닿았다. 아담한 실내공간과 넓은 테라스, 멋진 전망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부동산 중개인은 탁 트인 전망을 보면 답답한 의뢰인들의 마음도 시원해지지 않겠냐며 그 곳을 개업지로 권했다. 그 장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한참을 고민했지만, 조금 무난하게(?) 변호사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던 나는 그 바로 근처의 낮은 건물에 사무실을 차렸다.

정신없이 준비해서 사무실을 차리고 개업소연을 하고 한 숨을 돌리고 나니 그 옥상 테라스가 어떻게 되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따뜻한 봄날 그 곳을 다시 찾았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존재는 감히 소유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기에 필자는 그 곳이 아직 빈 공간으로 남아 있을 줄 예상했는데, 다시 찾은 그 공간은 너무 예쁜 공간으로 단장한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개업 당시에는 '정원'이라는 이름의 한식당이었다. 정원의 음식은 단순히 맛있다고 하기에는 대단히 특별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예술작품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 예뻐서 그냥 먹기엔 아깝지만 먹고 나면 너무나 편안한 느낌이 드는 그런 요리들이었다. 정원의 주인은 십여 년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면서 요리를 배웠던 분으로, 회사를 나오면서 '정원'의 오너쉐프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뤘다.

당시 이 곳의 유일한 단점은 예약 없이 가서 갑자기 주문을 하면 음식이 때로 너무 늦거나 양이 안 맞는 점이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예술작품 만들 듯 정성을 기울이다 보니 준비에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필자는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면 늘 사무실 근처의 '정원'을 찾곤 했다. 그러다가 필자는 서초동에서 광화문으로 사무실을 옮겼고 최근에는 다시 서초동으로 돌아왔다. 필자가 서초동을 떠날 때쯤'정원'은 '비노 테라스'로 이름을 바꾸었고, 컨셉도 조금 바꾸었다. 한식을 주로 했던 과거에 비하여 양식, 퓨전 요리가 중심이 되고 다양한 와인을 갖춰놓았다. 또한 지금은 미리 예약한 손님만을 받아서 모든 정성을 기울이는 "원 테이블"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참, 가격은 싸다고 할 수는 없다. 10명 이상 단체예약만 받기에 한 끼 때우러 갈 만한 곳은 못 된다. 그러나, 그 공간과 요리를 경험하고 나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했을까 하고 감탄하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서 비노테라스도 이런 저런 변화를 겪어 왔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 있다. 바로 너무 예쁜 공간에 탁 트인 테라스, 오너쉐프의 모든 것이 담긴 요리와 좋은 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이 곳을 찾는다면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박종명 변호사(법무법인 강호·사법연수원 35기)
미국변호사